[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간 보호와 숙취 해소용 한약재로 알려진 헛개나무. 그 꽃에서 채밀한 ‘헛개나무꿀’이 남성들의 고질병인 전립선 비대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최장기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국산 헛개나무꿀의 전립선 비대증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국제 학술지 ‘푸드 프론티어스·Food Frontiers(IF 6.9)’에도 게재한 상태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전립선 비대증을 유도한 전립선 상피세포(RWPE-1)에 헛개나무꿀을 처리하는 실험에서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COX-2와 iNOS의 발현이 각각 93%, 64% 줄었습니다. 즉, 세포 증식이 억제된 겁니다.
또 조직을 딱딱하게 만들어 전립선 비대를 유발하는 ‘세포 섬유화 과정’의 표지인 엔-카드헤린과 비멘틴의 발현도 각각 90.6%, 70.2% 감소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도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헛개나무꿀의 전립선 비대증 억제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립선 비대증을 앓는 쥐에게 헛개나무꿀을 6주간 매일 섭취시킨 결과, 전립선 무게는 19.3% 감소했습니다. 비대증을 촉진하는 남성 호르몬(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농도는 72.2% 줄었습니다. 과도하게 두꺼워졌던 전립선 상피 두께도 60.7%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헛개나무꿀에 타 밀원꿀(밤꿀, 아까시꿀)보다 트리터페노이드 사포닌, 플라보노이드 배당체 등 항염증 작용과 면역 조절에 관여하는 대사체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천연 꿀은 설탕보다 혈당지수(GI)가 낮아(꿀 55, 설탕 68) 혈당이 천천히 오르며, 하루 권장 섭취량인 25~30g(약 100kcal) 내외로 섭취할 경우 당뇨나 비만 환자도 큰 무리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봉 농가의 소득 안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현재 국내 양봉산업은 5~6월 생산하는 아까시꿀과 밤꿀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6월 중순 이후에는 밀원 부족과 기후변화로 인해 농가 소득이 불안정한 구조를 띕니다.
반면, 헛개나무는 아까시·밤꽃 채밀이 끝나는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약 23일간 꽃을 피우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헥타르(ha)당 잠재적 꿀 생산량은 301kg으로 아까시나무에 비해 약 10배 높습니다. 이는 장마 전 양봉농가에 안정적인 채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우수 대체원인 셈입니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헛개나무꿀의 전립선 비대증 억제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농촌진흥청 측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최대 헛개나무 재배단지(200ha)가 조성된 전남 장흥과 연계, 고품질 헛개나무꿀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숙취 해소 시장 축소로 위기를 맞았던 헛개 재배 임가와 양봉 농가가 상생하는 모형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이번 연구는 국내 양봉산업의 채밀구조를 다변화해 다양한 벌꿀 소비를 촉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밀원 발굴과 효능을 입증해 농가 소득을 다각화하고 지역과 연계해 지역 기반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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