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파산 역대 최고치…카드사 '대손폭탄'에 FDS 강화
미회수 채권 대손상각비 처리 부담 증가
이상금융거래 강화 등 고강도 모니터링
2026-06-17 11:47:25 2026-06-17 15:04:25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경기 불황 장기화로 개인회생과 파산 신청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카드사들도 부실채권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섰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기준을 강화하는 등 고강도 모니터링에 돌입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개인회생·파산 신청 직전 법무법인을 통해 변호사 선임비를 신용카드 장기 할부로 결제한 직후, 곧장 회생절차에 돌입하는 일부 채무자들의 일탈 행위입니다.

지난 수년간 개인회생·파산이 급증한 가운데, 이러한 방식의 편법 결제도 늘면서 미회수 채권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졌는데요.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2021년 변호사 수임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해당 카드 채무를 회생채권에 포함해 탕감받는 사례가 발생한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이와 관련된 신용카드 장기 할부 결제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1~4월까지 집계된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총 1만4535건으로 전년 동기(1만3043건) 대비 11.4% 급증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1만6956건) 이후 최고치입니다. 법인파산 접수 건수 역시 859건으로 전년 동기(718건) 대비 19.6% 증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6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적 제도와 사적 제도를 불문하고 채무조정 수요는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용회복위원회에 접수된 채무조정 신청 건수는 △2021년 12만7000건 △2022년 13만8000건 △2023년 18만5000건 △2024년 19만5000건 △2025년 20만9000건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회생 신청에 돌입하면 채무자의 빚은 동결되는데요. 직전 선결제된 수입료 할부는 고스란히 카드사의 부실채권으로 넘어갑니다. 이를 회수하지 못하면 카드사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회계상으로는 정상 자산이던 신용카드매출채권(할부)이 부실 위험에 따라 대손충당금으로 적립되다가, 미회수 채권으로 확정되면 자산에서 제외돼 대손상각비로 손실 처리됩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카드사들의 대손상각비 규모는 2021년 1조원 후반에서 2조원 안팎에서 △2022년 2조7702억원 △2023년 4조1661억원 △2024년 4조4224억원 △2025년 4조4437억원으로 증가세입니다.
 
대손상각비의 대부분이 편법 결제에 따른 부실채권은 아니지만, 개인회생·파산 신청 추이와 비례해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인과관계를 고려해 FDS 기준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방어선 구축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법무법인에서 변호사 선임비 220여만원을 신용카드로 할부 결제하려다 승인이 거절됐습니다. 높은 신용점수와 넉넉한 한도에도 불구하고 결제가 막혔습니다. A씨는 “카드사 고객센터로부터 혹시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을 목적으로 결제하는 것인지 단도직입적인 질문을 받았다”며 “회생 목적이 아니라고 답변한 후에야 겨우 할부 승인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액 거래 등 이상 결제 패턴이 감지되면 일반적인 FDS(이상거래 탐지 시스템)가 가동된다”며 “변호사 선임비를 카드로 결제한 뒤 곧바로 회생절차에 들어가 카드사에 손실이 전가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잠재 부실 위험이 큰 만큼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회생 목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 마련된 서류(왼쪽)과 카드 결제 모습. (사진=뉴시스.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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