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사전투표율에…음모론 대 선관위 '2R'
모스 탄 등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사전투표일부터 활동
'수기 집계' 근거로 "선거인수 급증 조작" 의혹 제기해
선관위, 투명 투표함 준비, CCTV 24시간 공개 등 강구
2026-06-01 17:18:18 2026-06-01 17:26:15
[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 6·3 지방선거에서도 부정선거론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전투표율이 역대 지방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하자 더욱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입니다. 사전투표일 직전엔 부정선거를 주장한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까지 입국해 군불을 지폈습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부터 사전투표함 받침대를 투명하게 바꾸고, 투표함 보관소의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공개하는 등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에 나섰습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한·미부정선거공동조사단(조사단)'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 직전인 5월28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조사단은 그간 지속적으로 부정선거를 주장해 왔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와 박주현 변호사가 단장을 맡은 조직입니다. 조사단은 약 200여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고,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자 숫자를 직접 기록한 내용을 대화방에 공유하는 등 조직적 활동을 벌였습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조사단 교육자료 영상에서도 '사전투표함 개수를 기록하라', '투표함 봉인지를 두 장 붙이라고 요구하라' 등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영상에선 '개함부터 집계까지 계속 따라다니면서 촬영하라'는 등 개표 참관에 대한 지침도 있었습니다. 
 
조사단 참가자들은 '正(바를 정)' 자를 쓰며 투표자 수를 손으로 기록한 계수지를 근거로, 선관위 투표자 숫자 공식 집계가 자신이 기록한 것보다 늘어났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개입설'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인이 운용하는 운반차가 투표지 운송에 동원된다면 한국의 주권을 중국에 맡기는 꼴"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한·미부정선거공동조사단' 단장인 박주현 변호사가 5월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손으로 투표자 수를 기록한 계수지를 근거로 투표자 수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박주현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이런 활동은 현행법상 투표 관리 방해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21대 대선 땐 투표참관인이 투표소 내부에서 직접 선거인 수를 기록한 뒤 선관위가 발표한 투표자 숫자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등 소란을 피워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바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242조(투표·개표의 간섭 및 방해죄)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투표를 간섭하거나 방해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단순한 감시나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조치하기 어렵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소란이나 난동을 부려 투표를 직접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정선거론자인 모스 탄 교수도 조사단의 미국 대표단 자격으로 활동하겠다며 5월28일 입국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극우 인사인 전광훈·전한길씨 등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전한길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늘 평택에서 모스 탄 교수를 만났다. 그에게 '왜 오셨냐'고 하니까 '부정선거 감독하러 왔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모스 탄 교수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상태지만, 경찰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등 조사를 거부하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황교안 대표가 출마한 평택을의 한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는 등 조사단 활동을 강행하는 중입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9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급'을 기록한 탓에 더욱 기승을 부릴 걸로 보입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선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1049만8411명이 참여해 23.51%의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보다 2.89%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5월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 처음 도입된 투명한 투표함과 기존 투표함이 나란히 설치돼 있다.(사진=뉴시스)
 
선관위는 부정선거론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새 사전투표함을 도입하고, 사전투표함 보관 과정을 24시간 공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부터 사전투표함 받침대를 투명한 재질로 교체했습니다. 행낭식 투표함의 받침대를 투표함 본체로 오인해 투표함이 바뀌었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를 개선한 겁니다. 지난 21대 대선 때 시범 도입한 '공정선거참관단'도 3개팀(38명)에서 전국 13개팀(105명)으로 확대키로 했습니다. 참관단은 정당·학계·시민단체 추천을 받아 구성되며, 선거 전 과정을 지켜보게 됩니다. 
 
사전투표함이 보관되는 장소의 CCTV 영상은 24시간 공개합니다. CCTV 영상은 전국 선관위 청사에 설치된 대형 화면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관위는 CCTV 영상 조작 의혹을 막고자 투표함 보관소에 디지털시계와 아날로그시계를 동시 설치, 실시간 영상임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시간대별 사전투표자 숫자 공개, 개표 때 수검표 절차 추가 등 개선안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입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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