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이는 디지털보험사…장기보장성보험·GA로 체질 개선
2026-06-01 15:51:32 2026-06-01 17:12:33
[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디지털보험사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장기보장성보험을 강화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대면 판매 채널 확대에 나섰습니다.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을 통한 고객 유인 전략은 유지하되 기존 보험사들이 잘 취급하지 않는 이색 보험을 발굴하는 등 틈새시장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신한·하나, 수익성 악화에 '탈'디지털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에 주력했던 보험사 네 곳(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의 1분기 당기순손실은 324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기 333억원에 대비하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이들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 합계는 1398억원에 달했습니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르면 총보험계약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컴퓨터통신 등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분류합니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보험사는 교보라플과 카카오페이손보 두 곳입니다.
 
양사가 100% 비대면 판매 비율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신한EZ손보와 하나손보는 과거 디지털 전략을 추진했지만 현재는 일반적인 대면 영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개사와 함께 통신판매전문회사였던 캐롯손해보험은 자본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지난해 한화손보와 인수 합병됐습니다.
 
과거 디지털 전략을 추구했던 하나손보는 현재 일반 보험 영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보험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장기보험 위주의 보험을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신한EZ손보 역시 토스·뱅크샐러드 등 디지털 법인보험대리점(GA)와의 협업으로 디지털 판매 창구를 붙잡고 있지만 대부분의 보험료 수입은 대면 영업을 통해 이뤄져 사실상 디지털보험사로 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디지털보험사들이 흑자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디지털이라는 채널 특성상 기존 장기보험과 같은 설계가 복잡한 상품 판매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에 의존하는 디지털 방식으로는 설계가 복잡한 장기보험을 판매하기가 구조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보험 가입을 이끌어내려면 소비자가 보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상품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는데 디지털 채널만으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보험 판매까지 연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보험사들은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을 위주로 영업해 왔습니다. 다만 미니보험은 납입 기간이 짧고 소액 상품이다 보니 수익을 내려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디지털 보험사들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장기 보장성 보험 상품군을 출시하면서 모객하고 있는데요. 미니보험을 일종의 입문 상품으로 두면서 수익을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수당 없이 장기보험을 팔 수 있다면 디지털 창구가 매력적이지만 현재로서는 유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00% 비대면 영업 한계 
 
교보라플과 카카오페이손보는 CM 채널을 통한 100% 비대면 영업으로 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13년 국내 최초 통신판매전문보험회사로 출범한 교보라플은 출범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교보라플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1년 159억원 △2022년 121억원 △2023년 214억원 △2024년 256억원 △2025년 201억원입니다. 
 
2022년 출범한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출범 이후 당기순손실은 △2022년 261억원 △2023년 373억원 △2024년 482억원 △2025년 524억원 수준입니다.
 
교보라플은 디지털 보험 마케팅 '라플레이'를 운영하며 디지털 채널을 통한 보험 영업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교보라플은 상반기 라플라이에 '멘탈케어 보험'을 출시했습니다. 5월에는 토스와 협업해 보험을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또 라플레이를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해외 보험사를 대상으로 사업 확장도 검토 중입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가 이미 확보한 트래픽을 기반으로 장기 보장성 보험 확대에 전격 나섰습니다. 카카오페이 손해보험은 2024년부터 '영유아 보험'을 시작으로 장기보험을 내고 이후 초중학생 보험도 출시했습니다. 상반기에는 펫 보험을 신규 출시하고 초중학생 보험을 개정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정비했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두 회사의 보험 수익은 교보라플 286억원(+44%), 카카오페이손보 571억원(+62%)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100% 디지털 보험사로 순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입니다. 카카오페이손보의 여행자보험은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미니보험을 통한 수익 확보 사례로 꼽히지만 디지털보험사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이를 발판 삼아 장기보험 판매로 이어가는 것 모두 여전히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필요를 느껴야 가입하는데 디지털보험사는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창구가 약하다"면서 "디지털 플랫폼이나 SNS, 앱 푸시에 한정돼 적극적 영업이 힘든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보험사만의 혁신 영토를 찾는 게 숙제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제약산업에 전문 의약과 일반 의약품이 구분돼 있듯이 디지털 보험사는 설계사의 설명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상품이 아닌 영역에서의 영업을 주로 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디지털보험사가 기존 보험사와 다른 혁신적인 영역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간판. (사진=각 사, 챗GPT 합성)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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