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2차 종합특검은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미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만간 다시 소환키로 했습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지난 22일 특검 조사를 마치고 "오해를 풀었다"라고 했지만, 특검은 홍 전 차장의 혐의가 여전한 걸로 보는 겁니다. 특히 계엄 당일과 2~3일 간의 홍 전 차장 행적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지난 22일 오전 경기 과천시에 있는 2차 종합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은 전날인 22일 홍 전 차장을 불러 9시간가량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2차로 소환할 방침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복수의 특검 관계자는 "홍 전 차장은 전날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해가 풀렸다'고 했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오전 10시에 특검에 출석, 오후 6시를 넘겨서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제가 국정원에서 핵심 위치에 있었다 보니까 특검에서 단단히 오해할 만한 사항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오해를 풀었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특검 관계자는 "이번에 홍 전 차장을 부른 건 변소(辨疏)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1차 소환의 의미"라면서 "2차 소환에선 혐의 사실에 대해 자세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특검은 2024년 12월6일 홍 전 차장이 국회에 출석해 윤석열씨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폭로하기 전날(12월5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텔레그램을 보내 '탄핵 반대 당론이 나왔고 윤씨가 대국민 담화를 한다 하니 천재일우의 기회다', '국민 절반은 우리 편이다'라고 한 것에 관해서도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한편, 홍 전 차장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로 특검에 입건됐습니다. 이른바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 때문입니다. 특검은 지난 4월 국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해외에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대외 설명자료 문건'을 확보했고, 국정원 관계자 40여명을 조사해 구체적 혐의를 확인했습니다.
특검에 따르면, 국정원은 계엄 다음날인 2024년 12월4일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가에 비상계엄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한글 문건을 전달받았습니다. 이후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홍 전 차장 산하의 해외담당 부서가 문건을 영문으로 번역했고,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계엄을 선포한 취지를 설명했다는 겁니다. 특검은 홍 전 차장이 이런 과정에서 보고 받고 재가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 전 차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는 특검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조 전 원장으로부터 (계엄을 정당화하라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계엄 선포 당시 과연 조 전 원장이 저에게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특검이 확보했다는 대외 설명자료 문건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엔 "(문건이) 무엇인지 특정되지 않아서 모르겠다. 사실 저도 궁금하다"고 답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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