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홍배 "'5%룰' 손질…기관 주주활동 세이프하버 마련"
공동보유 기준 개정안 명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특별관계 제외
2026-08-18 15:52:43 2026-08-18 15:52:43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기관투자자와 공적연기금의 책임 있는 주주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량보유보고제도, 이른바 5%룰의 공동보유 기준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 정상적인 주주관여 활동에는 세이프하버(안전지대)를 마련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18일 기관투자자의 협력적 주주활동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업 지배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와 통상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구분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보유한 주식 등을 합산해 5% 이상이 되면 보유 상황과 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행령에서는 주식의 공동 취득·처분이나 의결권 공동 행사에 합의한 자를 공동보유자로 규정해 특별관계자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규정이 기관투자자 간 정상적인 협력까지 공동보유로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특정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견 교환이나 공동 의결권 행사 등을 추진할 경우 공동보유자로 판단될 수 있고, 이 경우 관련 기관의 지분 변동까지 함께 보고해야 해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대한 세이프하버를 법률에 명시한 것이 핵심입니다. 의결권 행사 지시 권한을 통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경우에는 특별관계자로 보되, 자본시장법 제152조에 따른 공개적인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로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경우에는 특별관계자에서 제외하도록 했습니다.
 
즉 특정 주주들과 경영권 확보를 위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경우와,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공개적으로 권유하고 위임받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를 구분하겠다는 것입니다. 기관투자자가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의결권 대리행사를 공개적으로 권유하고, 그에 따라 위임받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까지 공동보유로 보아 5%룰을 적용하지 않도록 명확한 법적 안전지대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공적연기금과 위탁운용사의 지배구조 개선 활동에도 세이프하버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국가·지방자치단체·한국은행과 함께 다른 법률에 따라 기금을 운용하거나 운용을 위탁받은 자 등을 별도의 특례 대상에 포함하고, 이들이 투자대상기업 전체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전에 공개한 원칙에 따라 회사 기관 관련 정관 변경 등의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대량보유 보고의 특례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공적연기금 등이 사전에 마련해 공개한 수탁자책임 원칙에 따라 여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활동까지 경영권 개입으로 보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일회적인 경영권 장악 목적의 연합과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을 구분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량보유 보고의 보유목적 기준도 기존 '발행인의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주요 경영사항에 대하여 사실상의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변경합니다. 모호한 '경영권' 개념 대신 실제로 주요 경영사항을 지배하려는 행위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개정안은 임원의 선임·해임 및 직무정지, 이사회 등 회사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등을 주요 경영사항으로 규정하면서도 독립이사·감사·감사위원회위원의 선임·해임은 일반 임원과 구분했습니다. 경영진 장악을 위한 임원 교체와 기업의 감시·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이사 및 감사 선임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했습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뿐 아니라 단순한 의견 전달이나 대외적인 의사표시 역시 사실상의 지배력 행사 여부를 판단하는 행위에서 제외하도록 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개정된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기관투자자 간 협력적 주주관여를 활성화하면서도 실제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행위에는 기존과 같은 강화된 보고체계를 적용해 '규제할 행위'와 '보호할 주주활동'을 명확히 나누겠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입니다.
 
박홍배 의원은 "5%룰은 기업의 지배권 변동 가능성을 시장에 투명하게 알리기 위한 제도이지 기관투자자의 정당한 의결권 행사와 기업가치 제고 활동을 막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려는 행위에는 강화된 보고체계를 적용하되, 법률에 따른 공개적인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와 정상적인 주주관여 활동에는 분명한 안전지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 (사진=박홍배 의원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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