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체라, 51억 자금조달 이면에 오버행 공포
리픽싱 붙은 신규 전환사채 대거 발행
유증으로 상폐 면했던 주주들, 희석 부담
2026-05-14 14:55:12 2026-05-14 15:47:58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AI 영상인식 전문 기업 알체라가 50억원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습니다. 이에 따른 대형 국책 과제 합류 등 신사업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으나, 대규모 주식전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과 내부 재무제표에 누적된 수십억 원대 부실채권 문제도 부각됩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체라는 타이거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총 51억6000만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을 결정했습니다. 이번 자금 조달은 타이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들이 신탁업자(명의자)인 NH투자증권의 계좌를 통해 대부분을 인수하고, 한양증권이 일부를 직접 인수하는 구조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제4회차 전환사채(CB) 25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보통주 및 전환우선주) 20억원, 보유 중이던 자기사채(3회차 CB) 재매각 6억6000만원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번 조달 조건에는 신규 투자자를 위한 강력한 하방 방어 장치가 포함됐습니다. 발행되는 4회차 CB와 전환우선주의 최초 전환가액은 2476원이지만,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최저 1734원(최초 전환가의 70%)까지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리픽싱)될 수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져도 투자자는 더 많은 주식을 교부받아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기존 채권자와 신규 투자자 간 복잡한 재배치도 눈에 띕니다. 알체라는 지난 4월, 한양증권 등이 보유하고 있던 3회차 CB 6억원어치를 콜옵션 행사로 우선 회수했습니다. 회사는 이 자기사채를 소각해 시장의 잠재 매도 물량을 없애는 대신, 타이거자산운용에 다시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4회차 신규 CB 5억원어치를 한양증권에 다시 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양증권 등 기존 채권자는 채권 만기를 연장하며 새로운 리픽싱 기회를 얻었고, 타이거자산운용은 기발행 채권까지 폭넓게 넘겨받는 딜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기존 소액주주들은 지분 희석에 따른 오버행 부담을 짊어지게 됐습니다. 앞서 알체라는 2023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아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바 있습니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 회사는 지난해 2월 14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전체 지분의 83%(2025년 말 기준)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대규모 자금 수혈 덕분에 회사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감사 의견 '적정'을 회복해 상장 유지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주주들의 자금 투입으로 재무적 위기를 넘긴 이후 연이은 메자닌(CB 등) 발행과 자기사채 재매각이 결정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실제로 과거 발행된 3회차 CB(총 60억원) 중 보호예수 해제 후 이미 42억원어치가 주식으로 전환 청구됐습니다. 여기에 미전환 대기 물량과 이번에 조달하는 51억원 규모의 신규 발행 물량까지 더해지면 오버행 부담은 가중될 전망입니다.
 
외부 자본 조달로 유동성을 메우고 있지만, 회사 내부 장부의 상흔도 깊습니다. 알체라는 지난해 대여금 19억7703만원과 매출채권 5억3566만원을 각각 제각(회수 불능에 따른 장부상 손실 확정) 처리했습니다.
 
대여금 제각은 과거 알체라가 공동 투자했던 '주식회사 팔라(Pala)'가 파산 절차를 밟으며 빌려준 돈의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5억원대의 매출채권 제각 역시 알체라의 지난해 별도 기준 연간 매출액(약 133억원)의 약 4%에 달하는 규모로,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회수 불능 부실 채권이 장부상 확정 손실로 반영됐습니다.
 
이러한 손실은 현금흐름 악화와 직결됐습니다. 알체라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8억5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미처리 결손금은 891억원에 달합니다.
 
한편, 최근 알체라는 LG전자가 주관하는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국책 과제 참여 기관으로 선정되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