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입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 전력구매 특례는 논란 끝에 특별법에서 제외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3강 도약'을 위해 데이터센터의 조속한 구축과 투자 유치 기틀이 마련됐단 입장이지만, 후속 조치와 해결 과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특별법이 산업 진흥에만 치우쳤다며 최소한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8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은 조만간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9개월 간의 유예기간 이후 내년 2월부터 시행됩니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별법은 AI 데이터센터 산업 지원을 위해 관련 규제를 정비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기존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과기정통부 중심의 통합 창구로 일괄 처리하고 '타임아웃제'를 도입했습니다. 일정 기간 인허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승인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겁니다.
비수도권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전력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도 포함됐습니다. 일정 규모 이하의 데이터센터를 신축·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전용 시설로 전환하는 경우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합니다. 신속한 전력 공급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전력구매계약(PPA) 특례 조항은 과기정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협의 하에 LNG 발전은 제외하고 재생에너지 구매만 허용했습니다. 당초 과기정통부는 막대한 전력 소비가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에 LNG 직접 PPA가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기후부의 반대로 재생에너지 PPA만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특별법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뉴시스)
과기정통부와 기후부는 현재 전력 수급 체계로 오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향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필요한 협력 체계와 방안 마련을 위해서 별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특별법이 신속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 등 후속 조치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AI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규제 완화 기준과 절차는 관계 부처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해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별법을 통한 규제 완화와 지원 외에 AI 데이터센터 산업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AI 데이터센터의 현황과 규모, 정확한 전력과 용수 사용량조차 제대로 모니터링하고 관리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과 지역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특별법엔 데이터센터 운영과 관련한 투명한 정보 공개, 사회적 협의나 이해관계자 간 조정 등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참여연대와 녹색전환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국내에는 데이터센터가 미칠 환경적이고 사회적인 영향에 대한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는 향후 더 큰 사회적 갈등과 지역사회의 부담을 초래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데이터센터의 조속한 구축과 원활한 운영이라는 특별법 취지마저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진흥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규범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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