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2년차, 물가와의 전쟁…'가격 개입' 현실화
직접 수입·재정 투입·담합 조사 등 적극 개입
2026-06-26 15:52:24 2026-06-26 15:52:24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정 2년 차에 들어선 이재명정부가 물가 안정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시장 개입의 강도도 높이고 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부터 정부 직수입, 비축물량 방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가격 담합 조사까지 가격 형성과 공급 과정 전반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모습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가지 카드 앞세워 '드라이브'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농축수산물 할인, 필수 생계비 부담 경감 등에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이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민생물가 안정 방안에 대해선 "먹거리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7~8월 농축수산물 지원대상 품목 전체에 대해 할인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전날 개최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물가 안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물가 안정이 곧 국정 안정"이라며 "전반적인 물가를 안정시킬 특단의 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앞서 이재명정부는 미국·중동 전쟁으로 치솟은 석유류 가격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분을 대량으로 시장에 풀고 할당 관세를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물가 대응은 이전보다 한층 적극적인 양상입니다. 석유 최고가격제와 정부 직수입, 공정위의 가격 담합 조사 등 가격 형성과 공급 과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정책 수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가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시장 개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재명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내세운 카드는 크게 △직접 수입을 통한 공급 △담합 등 법적 처벌 대폭 강화 △재정을 활용한 가격 안정으로 압축됩니다. 앞서 역대 정부도 비축물량 방출이나 할인 지원 등을 통해 물가를 관리해왔는데요. 이재명정부는 일부 품목은 직접 수입에 나서거나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시장 가격 형성 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 달걀과 같은 핵심 장바구니 품목에 대해선 직접 시장에 개입하며 신선란 수입 물량을 기존 대비 6배 이상 확대하며 정부가 직접 공급하고 있습니다. 앞서 올해 달걀 가격은 지난해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와 이른 폭염으로 인한 공급 감소가 맞물려 가격이 전년 대비 약 4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고등어 역시 2000톤(t)을 직수입해 공급, 국내산 고등어는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반값으로 시장에 풀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사진=뉴시스)
 
"체감 물가 안정 시도…균형 중요"
 
공정위를 통해서는 제분·제당·전분당 업계의 가격 담합을 잇달아 적발하면서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사 이후 일부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이재명정부는 공급 확대와 시장 감시를 병행하며 가격 형성과 유통 전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는 모습입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시장에 일정 부분 개입하는 것은 새로운 접근이라기보다 그동안도 개별 품목 관리나 가격 안정 정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근 중동 정세 완화되면서 국제유가는 안정됐지만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물가 등 부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체감물가 안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1조원 규모 재정 투자는 국가 예산을 활용해 농축수산물 할인과 생계비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을 낮추고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소비자들의 체감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반면 시장에서는 가격이 수급과 원가를 반영해 형성되는 만큼 정부 개입이 확대되면 가격 왜곡과 공급 위축, 투자 감소 등 부작용을 우려합니다. 이 때문에 수요는 높아지지만 생산성, 공급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제품의 질 저하, 용량 축소(슈링크플레이션) 등 현상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단기적인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결국 단기적인 체감물가 안정과 장기적인 시장 기능 유지 사이에서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시장에 개입할 것인지가 향후 물가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강 교수는 "정부의 가격 개입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생산자의 비용 부담을 키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물가 안정은 가격 통제보다 공급망 병목을 해소하고 물류·원자재 수급을 안정시키는 등 공급 측면의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단기적인 물가 안정과 장기적인 시장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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