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천문학적 투자…호남·충청 ‘반도체 클러스터’ 윤곽
김용범 “숫자 낯설 것”…29일 초대형 투자 발표
호남 전공정·충청AI 인프라…반도체 벨트 재편
2026-06-26 15:24:58 2026-06-26 15:38:0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향후 10년간 천문학적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숫자가 낯설다고 느낄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대규모 투자설에 힘을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지방 분산 전략에 맞춰 호남에는 대규모 종합 반도체 클러스터를, 충청에는 메모리 후공정과 AI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2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향후 10년간 첨단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투자 계획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이차전지, 피지컬 AI, 로봇 등 미래 성장산업이 총망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0년간 1000조 가량을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같은 계획이 실현된다면, 현재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입니다. 올해 3월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과 연구개발비(R&D)를 포함해 110조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발표가 기존 투자 계획을 장기화한 것인지, 추가 투자까지 포함한 것인지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1시간 넘게 만나 이 같은 투자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했습니다. 이날 김 실장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현해, 29일 발표될 투자 계획과 관련 “숫자가 낯설다고 느낄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반도체와 아주 거대한 기가와트 단위의 AI DC(데이터센터) 건설, 피지컬AI·로봇까지 3대 분야”라며 “워낙 규모가 크니까 이게 진짜냐부터 시작해 논쟁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혹자는 정부가 회사들을 쥐어짜서 만드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투자 주체가) 세계 1등, 2등 기업들이다. 쥐어짠다고 하는 기업들은 아니다”며 “지역별로 릴레이로 가서 보고대회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산업계에서는 김 실장이 구체적인 기업명까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한 초대형 첨단산업 투자 발표를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부 측에서 29일 전체 청사진을 발표한 후 해당 지역에서 투자 계획을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투자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는 호남권이 거론됩니다. 업계에서는 전체 투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광주·전남 지역에 투입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당초 후공정 중심으로 예상됐던 지방 투자는 최근 들어 웨이퍼 생산이 이뤄지는 전공정 팹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서는 광주·전남에 4~5기 가량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건설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수도권에 위치한 삼성전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업체들의 광주·전남 이전 및 신규 투자까지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충청권에는 메모리 후공정과 함께 AI 인프라가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일 충남 아산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평택캠퍼스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정부도 제도적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비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우대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신규 클러스터에 대해서는 전력과 용수, 폐수처리시설, 도로 등 기반시설 구축 비용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실제 투자 규모와 공정 배치, 전력·용수 공급 계획 등은 오는 29일 발표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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