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은행권 ESG…"2·5부제 적극 동참해야"
민간기업이라 강제수단 없어
"인사 평가 반영 등 보상 체계 있어야"
2026-04-29 06:00:00 2026-04-29 06:38:13
 
[뉴스토마토 이지유·이재희·배희 기자] 은행권에서 차량 2·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선언과 달리 현장에서는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되고 있는데요. 민간기업인 만큼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방치되는 구조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린워싱(친환경 위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내부통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은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특정 요일 운행을 제한하는 5부제는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동시에 끝자리가 짝수 날에 번호판 끝자리가 짝수만 들어갈 수 있는 2부제는 자율 참여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구 회현동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본점.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5부제조차 위반하는 차량이 빈번히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없어 사실상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구조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석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주임교수는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해놓고 지키지 않는다면 전형적인 그린워싱"이라며 "실행할 의지도, 관리 메커니즘도 없이 내놓은 정책이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직원들의 출퇴근 방식, 차량 이용 비중 등을 분석해 실제 감축 효과를 산출하고 참여 유인을 설계해야 한다"며 "인사 평가 반영 등 구체적인 보상 체계가 있어야 제도가 작동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단체 역시 약속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호철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부장은 "자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사회에 약속했다면 최소한 지키려는 노력은 보여야 하는데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법인차량 이용 주체가 임원인 만큼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영업 활동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강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 (사진=뉴스토마토)
 
금융권 특성상 직접 탄소배출이 적은 산업이라는 점에서 차량 운행 제한 조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현 교수는 "금융사는 대출과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배출량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며 "기업의 탄소 배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금 공급을 조정하는 본연의 ESG 기능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차량 2·5부제 캠페인만으로는 교통량이나 에너지 소비가 실제로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격 정책이나 구조적 유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제로 통행량 감소로 이어질 정도로 강력하게 시행된다면 일정 부분 기여는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기업이 ESG를 제대로 실천하려면 단순한 차량 운행 제한이 아니라 법인차의 전기차 전환 등 적극적인 탈화석연료 전략이 필요한데 고유가와 기후위기 대응을 고려하면 선제적으로 구조를 바꿔야지, 사후적으로 형식적인 제도만 도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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