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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호반건설이 줄여왔던 자체사업을 다시 확대하며 디벨로퍼 전략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2년간 분양을 최소화하던 보수 기조에서 벗어나 자체개발 공급을 재개하며 물량은 빠르게 쌓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수익성 회복을 노린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보면서도, 신규 사업이 아직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구간인 만큼 향후 분양 성과에 따라 실적 회복 속도가 좌우될 것이라는 평가다.
호반건설, 면목역6의5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감도. (사진=호반건설)
자체 물량 다시 쌓이는데 수익은 아직…자체사업 전환기 진입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자체공사 계약잔액(향후 매출 대기 물량)은 2024년 말 1조 821억원에서 2025년 말 1조 5712억원으로 45.2% 증가하며 신규 사업 물량이 빠르게 쌓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기초 계약잔액은 1조 8367억원에서 1조 821억원으로 41.1% 줄어 기존 프로젝트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사의 '계약잔액'은 향후 몇 년에 걸쳐 매출로 인식될 대기 물량이다. 도급공사는 공사 진행률에 따라, 자체사업은 공사 진행률과 분양률(또는 인도 시점)을 반영해 매출을 인식하기 때문에, 계약잔액은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거나 분양이 완전히 소진되지 않아 매출로 잡히지 않은 사업 규모를 뜻한다.
다만 실적 흐름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자체공사 공사수익 인식은 2024년 1조 1476억원에서 2025년 말 2530억원으로 77.9% 급감했고, 같은 기간 누적 공사손익 역시 7292억원에서 4211억원으로 42.3% 감소했다. 기존 분양 사업에서 발생하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신규 사업은 아직 공사 진행이나 분양 단계에 머물러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2년간 호반건설은 신규 분양을 사실상 멈추고 기존 자체사업 현장을 순차적으로 마무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3년 '위파크 제주' 이후 약 10개월간 신규 분양을 사실상 중단하며 자체사업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다. 이후 2024년 중반까지 사실상 '분양 스톱'에 가까운 흐름을 보였고, 2024~2025년 전체로도 분양 단지가 3곳에 그치면서 최근 2년간 분양을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과거 호황기에 분양했던 사업들의 매출이 2024~2025년에 집중 인식되며 자체 분양 매출은 빠르게 소진됐다. 반면 최근 2년간 분양 공백으로 신규 매출로 이어질 사업 라인은 비어 있었고, 지난해부터 다시 확보한 자체사업은 공사·분양 초기 단계에 머물러 매출로 반영되지 못한 채 계약잔액으로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은 개발, 안정은 도급…호반건설 '이중 엔진' 가동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자체사업에 다시 속도를 내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호반건설은 그동안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택지와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중심으로 자체사업을 확대해 왔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미분양이 늘고 고금리 여파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가 커지자, 호반건설은 최근 몇 년간 신규 자체 분양과 착공을 보수적으로 조절하며 자체개발 비중을 줄이고 도시정비·공공 위주로 무게 중심을 옮겨왔다. 실제로 장부상 자체사업 계약잔액은 2021년 2조 5430억원에서 2024년 1조 82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전체 계약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에서 35%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최근 계약잔액 증가 흐름은 이러한 보수 기조에서 벗어나 개발사업을 다시 확대하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 호반건설은 2기 신도시와 공공택지 공급 확대 국면에서 공격적인 자체사업을 통해 빠르게 외형을 키운 대표적인 건설사로 꼽힌다. 공공택지가 대거 풀리던 시기 부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뒤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무차입·저차입 기조를 유지하며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국내 주택사업을 오히려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한동안 전국 주택 공급 실적 1위에 오르는 등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자체 분양 물량을 대량으로 쌓아올린 시기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높은 시행 이익률이 자리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토지를 직접 매입해 분양까지 수행하는 자체 개발 구조를 통해 시행사와 시공사의 역할을 동시에 가져가며 수익을 극대화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시행 이익률이 최대 20% 수준까지 확보 가능한 구조였던 만큼,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 빠른 성장의 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거와 같은 공격적 확장이 아니라 공공택지·공원 특례·도시정비 등 비교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재개하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자체개발을 다시 확대하되, 정비사업과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주 축을 유지하는 '투트랙'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 정비사업 전담 '서울사업소'를 신설하고 양천 신월7동 2구역 공공재개발, 관악 미성동 건영아파트 재건축, 광진 자양1-4구역 가로주택정비 등 서울 내 정비사업 4~5건을 확보하며 누적 1조원 안팎의 수주를 쌓고 있다. 동시에 오산 세교2, 인천 검단, 김포 풍무역세권, 경산 상방공원 등 공공택지와 민간공원 특례 기반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주석에 따르면 일부 사업장에서는 초기 단계부터 미수금과 충당금이 반영된 점은, 향후 사업 확대 과정에서도 자금 회수 관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올해 분양 예정 사업장 확대는 호반건설이 자체개발을 다시 늘리면서도 공공택지와 정비사업을 병행하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 구조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올해 총 10개 단지, 약 7000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김포 풍무역세권(김포풍무 호반써밋)과 시흥거모 등 일부 단지는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체사업으로 분류돼, 호반건설이 선별적으로 자체개발을 다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 중 '김포풍무 호반써밋'은 호반건설이 시행과 시공을 모두 맡는 전형적인 자체 개발 사업이다. 주석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본PF 대출 967억원에 대해 전액 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출과 사모사채, 유동화증권 등을 결합한 복합 조달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분양 성과와 공사 진행에 따라 시공사의 부담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현재 호반건설이 준비 중인 코원에너지서비스 대치동 본사 부지 개발도 향후 자체사업 확대를 이끌 핵심 카드로 꼽힌다. 호반그룹 컨소시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27-1 일대 코원에너지서비스 본사 부지를 5050억원에 매입하고, 4500억원 규모 PF 자금을 조달하며 초고층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토지 용도변경과 종상향 등 행정 절차가 진행 중으로, 계획대로라면 2029년 착공·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건설경기가 예년과 유사하게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사는 과거 자체사업을 통해 성장하고 수익을 창출해 온 경험이 있고, 이 같은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자체사업을 다시 확대하기로 했다”라며 “다만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정비사업과 같은 안정적인 도급사업과 병행하는 방식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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