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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보험사의 파생상품 운용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채권선도와 이자율스왑, 국채선물 같은 금리파생상품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듀레이션 갭을 줄여 금리 리스크를 낮추는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금리 변화에 따라 보험사 자본이 크게 흔들리는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도 한다. 특히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 체계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보험사의 금리파생상품 개념부터 활용 현황과 개선 과제, 자산운용 변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 금리파생상품 중 국채선물은 이론적으로나 구조적으로 유용한 헤지 수단이다. 30년 만기가 도입되면서 채권 현물 인수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크게 늘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거래 부족으로 시장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를 늘리는 유인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된다.
(사진=연합뉴스)
실물 인수도 없는 국채선물…보험사에 유용한 30년 만기
국채선물은 채권선도, 이자율스왑과 달리 장내파생상품이다. 거래소라는 일정한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채권선도는 매매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조건(3년X27년, 5년X25년 등)이 다양한 반면, 국채선물은 거래 방법이나 계약단위, 만기일 등 조건(3년·5년·10년·30년)이 표준화돼 있다.
기초자산은 국고채다. 국고채를 장래 특정한 시점에서 일정한 수량을 계약 시에 정한 가격으로 인수·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다.
채권선도의 경우 합의된 계약 조건에 따라 3년이나 5년 등 일정 시점에서 채권 실물을 보험사가 직접 인수해야 하지만, 국채선물은 실물 인수 없이 차액결제만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국채선물의 결제자금은 증거금과 국채 가격 차액뿐이다.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채권선도는 상대방(거래 금융기관)이 응하지 않으면 중도 청산이 어렵지만 국채선물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반대거래를 통해 청산이 가능하다. 채권 실물을 인수하기보다는 만기일 전에 반대거래로 종료한다. 이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롤오버 식이다.
일반적으로 채권선도는 실물 인수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장기 전략에 따른다. 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계속 롤오버하는 국채선물은 단기 대응 수단에 유용하다.
다만 2024년에 도입된 30년 만기 국채선물은 장기금리와 연동, 자산 듀레이션을 크게 늘리는 만큼 장기적인 금리리스크 관리에도 효율적이다. 부채와 자산 듀레이션 매칭을 위해 초장기채가 필요한 보험사 입장에서 특히나 필요성이 더 큰 상품이다.
유동성 낮고 위험회피회계 적용 안 돼 활용도 '뚝'
만기 30년물 국채선물은 구조상으로 보험사에 딱 들어맞는 파생상품이지만 실제 활용에는 제한이 따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보험사가 활용하고 있는 금리파생상품의 96.2%(225조원)가 이자율스왑(생명보험사 변액보험)과 채권선도(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다. 나머지가 선물과 옵션이다.
30년 국채선물은 시장에서 유동성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이는 롤오버 시 비용 부담을 키우고, 매수나 매도 포지션 변화 효율성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재정경제부 국채시장 통계에 따르면 30년 국채선물은 지난해 기준 총계약 수가 3만5747건이며 일 평균 계약 수는 148건에 불과하다. 만기 10년 국채선물은 같은 기간 각각 7828만7333건, 32만3501건으로 확인된다.
국채선물 투자자별 거래 동향(매수·거래량 기준)은 만기 30년에서 보험사가 총 4571건으로 12.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78.2%가 금융투자사였으며 나머지는 은행과 투자신탁사, 개인, 외국인 등이다.
회계 처리 측면에서 국채선물은 이자율스왑과 같이 위험회피회계 적용이 어렵다는 점도 제약 요인이다. 위험회피회계는 파생상품 평가손익을 당기손익(PL)이 아닌 자본(OCI,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해 손익 변동성 부담을 줄여주는 예외 장치다.
현재 위험회피회계는 채권선도에만 적용되고 있다. 다른 상품과 달리 채권선도는 특정 시점에서 채권 실물을 인수해야 한다는 점이 요건으로 인정돼서다. 위험회피회계 확대 방안은 금융당국에서 OCI가 아닌 PL에서 헤지를 맞추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30년 국채선물을 활성화하기 위해 계약단위 축소(일본), 대량매매 방식 도입(호주) 등을 시행했다. 이러한 수단은 시장 문턱을 낮춰 유동성을 제고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국내서도 유동성 확대가 핵심 과제다.
자본시장연구원 채권 연구위원은 <IB토마토>에 "국채선물이라서 유동성이 떨어진다기보다는 30년물이라서 그런 것"이라며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인데, 국내서는 초장기물 시장이 그렇게 발달하진 않았고, 해외서도 초장기물은 거래가 엄청나게 많다거나 하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단위를 쪼개는 방안도 거래를 활성화할 수는 있겠지만 큰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라며 "참여자 측면에서 3년과 10년에는 외국인 투자자가 많지만 30년에는 적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 유인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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