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성과급 전쟁)③성과급 10% 룰의 역설…투자·배당 재원 압박
인건비 급등에 영업이익률 압박 본격화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성과급 재원 분배 딜레마
2026-04-06 06:00:00 2026-04-0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일 15: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주요 그룹사들이 임직원 보상 체계 손질에 나서고 있다. 연봉과 현금 성과급 중심의 기존 보상 방식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업별·업종별 보상 격차는 인재 유출과 조직 결속력 약화라는 딜레마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보상 구조 변화와 그 이면의 내부 갈등 등 재계의 속사정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주요 기업들이 성과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인건비가 고정 비용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상법 개정으로 주주환원 압력이 강화되면서 투자 재원과 배당 재원이 충돌하는 구조적 부담도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000660)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기업들은 성과급 확대에 따른 인건비 증가 속에서 설비투자와 주주환원 재원 배분을 둘러싼 압박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삼성전자)
 
성과급, 영업이익 10% 고정에…투자 여력 압박
 
2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47조 2063억원에 달하면서 단순 계산 기준 성과급 재원은 4조 7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향후 3년 동안 반도체 사이클이 예상되면서 이러한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167조원, 2027년은 188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설비투자(CAPEX) 또한 빠르게 확대되면서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CAPEX는 지난해 27조 5189억원에서 올해 38조원 수준으로 증가하고 2027년에는 43조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투자 확대와 차세대 공정 전환을 위해 청주 M15X 증설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병행하고 있다. 향후 3년간 180조원 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제시하면서 현금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성과급이 이익과 연동되는 구조인 만큼 실적이 확대될수록 인건비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성과급 지급이 단기 현금 유출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클린룸 면적과 단위당 투자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향후 구조적 수요 성장을 지원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재무 건정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순현금 100조 확보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투자 확대와 비용 증가가 맞물린 상황에서 경영진의 재무 부담 인식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연동 확대를 요구하며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사업부별 실적 편차가 큰 구조에서 이익 연동 기준이 강화될 경우 조직 간 보상 격차가 확대되며 내부 결속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메모리 중심 단일 사업 구조인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반도체(DS)를 비롯해 가전, 모바일(DX), 파운드리 등 복수 사업부로 구성돼 있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특히 HBM 주도권 확보를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성과급 확대는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호황기 이익을 고정적으로 배분하면 불황기 대응 여력이 급격히 약화된다"며 "성과급 구조 자체가 기업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주주환원과 충돌…배분 우선순위 논쟁 본격화
 
성과급 확대는 주주환원 정책과의 충돌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결산 기준 총 11조 1000억원 규모 배당을 확정했다. 정규 배당 9조 8000억원에 특별배당 1조 3000억원이 포함된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고정 배분할 경우 배당 재원은 구조적으로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분 2.1%에 해당하는 1530만주 자사주를 소각하고 2조 951억원 규모 배당을 실시했지만 배당수익률은 0.46%에 그친다. 성과급 재원 10%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임직원 보상과 주주환원 간 배분 우선순위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된 만큼 성과급과 배당 간 배분 문제는 앞으로 주주총회에서도 주요 논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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