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평 기자] 폐방화복을 활용해 만든 기술이 항공 안전 시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119레오(LEO)는 폐방화복에서 추출한 아라미드 소재를 활용해 '보조배터리 화염 차단백(Fire Containment Bag, FCB)'을 개발하고, 국내 항공사 등에 납품하며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FCB는 보조배터리 화재나 폭발이 발생할 경우, 불꽃과 폭발을 가방 내부로 제한해 외부 피해를 최소화하는 안전 장비입니다. 119레오는 지난해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를 계기로 해당 제품 개발에 착수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승우 119레오 대표는 지난 25일 <뉴스토마토>와 만나 "공중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장비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뿐만 아니라 모든 항공기에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119레오의 FCB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토교통부 폭발 실험을 통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해외 제품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습니다. 현재 국내 9개 항공사를 비롯해 해양경찰청, 공항철도 등에 납품하며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119레오는 이를 발판으로 해외 항공사 납품을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전 세계 항공기에 도입될 경우 관련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대표는 "자원순환을 통해 생산된 제품이면서도 실제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FCB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2030년까지 매출 5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19레오는 폐방화복 업사이클링에서 출발한 기업입니다. 폐방화복을 활용해 가방, 지갑, 키링 등을 제작·판매하고, 수익의 일부를 소방관 지원에 사용하는 친환경 기술 기반 스타트업입니다. 특히 단순 재활용을 넘어, 방화복의 핵심 소재인 아라미드(Aramid)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하면서 소재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창업 배경에는 소방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대학시절 고(故) 김범석 소방관의 아버지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방공무원이 암에 걸려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부조리하다고 느꼈다"며 "소방관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119레오는 2016년 대학생이던 이 대표의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2018년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사명인 '레오(LEO)'에는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Rescue Each Other)'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설립 취지에 따라 2016년부터 법인 설립 이전에는 수익 전액을 기부했고, 설립 이후 영업이익의 50%를 소방관 지원을 위해 기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기부액은 1억9620만원에 달합니다.
119레오는 매년 약 70톤씩 폐기되는 폐방화복 가운데 약 10톤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나아가 연구개발(R&D)을 통해 폐방화복에서 아라미드 섬유를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특허를 취득하면서, 단순 업사이클링을 넘어 소재 재활용 기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업사이클링 제품이 제조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기존 제조 방식과 비교하면 물 사용량이 100분의 1에서 1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건식 공정을 적용해 오폐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전력 사용량 역시 사무실 수준으로 에너지 측면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폐방화복 재활용을 통해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동시에, 배터리 화재 대응 제품으로 안전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119레오는 친환경과 안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폐방화복에 담긴 용기의 가치를 이어가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친환경과 안전을 동시에 실현하는 기술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119레오 공장에 걸린 깃발. (사진=110레오)
김지평 기자 j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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