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면' 박우량 전 신안군수, 공무원 동석 자리서 "날 도와달라"…선거법 위반 논란
박우량 전 군수, 지난해 8월 특별사면 후 '지방선거 출마' 선언
'공무원 배석'자리서 이재명 대통령 특사 언급하며 지지 요청
공직선거법 사전선거 문제 소지…반론 요청했지만 묵묵부답
2026-02-27 06:00:00 2026-02-27 06:00:00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지난해 10월 군청 공무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군민들에게 당선무효 전 자신의 정책(신안군의 햇빛·바람 연금)을 확대해 돈을 지급하겠다고 발언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자리에 동석한 공무원은 군청 국장과 기금 담당 공무원 등 10명이었습니다. 
 
전라남도 신안군의 햇빛·바람 연금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 조성에 따른 경관 훼손, 생활권 침해 등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발전 수익 일부를 주민에게 환원하는 제도입니다.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선 이재명 대통령도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면서 "신안군 담당 국장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데려다 쓰라"고 했을 정도로 정부의 관심이 큰 정책입니다.
 
하지만 현재 일반인 신분인 박 전 군수가 공무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햇빛·바람 연금으로 대학교 학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라며 지지를 호소한 건 선거법 위반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입니다.
 
박우량 전 전라남도 신안군수가 2024년 10월2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 국제 학술회의 '화해와 공존의 세계지도자: 김대중·클린턴·장쩌민·오부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우량 "이 대통령인 날 사면해줘…햇빛·바람 연금 확대할 것"
 
26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군수는 지난해 10월30일 신안군 팔금면에 위치한 경로당을 방문해 "이 대통령이 (나를) 사면해 줬다"면서 "우리 아버지·어머니들 노후 걱정 마시고, 또 우리 젊은 사람들 아까 말씀드린 대학교까지 보낼 학자금도 군이 다 부담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확인된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당시 "폐암에 걸리는 이유가 1년도 아니고 10년, 20년, 30년, 40년 환기가 안 된 상태에서 깨스불(가스불) 틀어놓고 요리를 2~3시간 하니 발병률이 높은 것"이라며 "담배도 안 피우는 여자들이 무슨 폐암이냐, 그것 때문에 그렇다. 깨스를 전기 조립 인덕션으로 싹 바꿀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오늘 이 10만원도 돈이 많은 사람한테는 적게 주고, 돈이 적은 사람한테는 많이 주는 그런 형태가 아니라 돈이 많든 적든 똑같이 나눴다"며 "N분의 1로 10만원씩 똑같이. 햇빛 연금도 똑같이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햇빛·바람 연금은 신안군수를 4차례 지낸 박 전 군수가 처음으로 시작한 정책으로, 이 대통령이 본인의 대선공약에 포함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22대 대선 공약집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 가속화'라는 주제 아래 '햇빛·바람 연금 확대, 농가태양광 설치로 주민소득 증대 및 에너지 자립 실현'이라는 과제가 담겼습니다. 
 
연금 대상 아닌 지역서 "살기만 하면 준다"…지지 호소 논란
 
다만 햇빛·바람 연금은 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의 군민만 혜택을 받습니다. 팔금면은 연금 지원 대상 지역이 아니지만 박 전 군수는 당시 "신안군을 떠나지 않고 살기만 하면 (햇빛·바람 연금을 받는 게) 가능하다"라면서 "박우량 군수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여러분들 노후를 위해서라도 우리 박우량 군수님께 뜨거운 성원 앞으로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고 화답했습니다.
 
박 전 군수의 당시 발언이 정상적인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를 두고선 논란이 제기될 걸로 보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에 따르면, 선거운동기간 전에 이 법에 규정된 방법을 제외하고 선전시설물·용구 또는 각종 인쇄물, 방송·신문·뉴스통신·잡지, 그 밖의 간행물, 정견발표회·좌담회·토론회·향우회·동창회·반상회, 그 밖의 집회, 정보통신, 선거운동기구나 사조직의 설치, 호별방문, 그 밖의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박 전 군수는 앞서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친인척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9명을 군청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도록 지시하고, 수사 기관의 군수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청탁을 받은 채용 내정자의 이력서 등 증거를 숨기거나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군수직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당선무효가 된 지 5개월여 만인 그해 8월 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사면복권 됐습니다.
 
공무원 10명 동석…벌써부터 차기 군수 유력 후보에 줄서기? 
 
현재 박 전 군수는 공식적으로 9회 지방선거 때 신안군수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15일 <목포 MBC>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신안군수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박 전 군수가 44%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했습니다. (신안군수 적합도 조사는 목포MBC 의뢰로 지난 2월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신안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입니다. 성·연령·지역으로 층화된 가상번호 내 무작위추출을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1.2%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문제는 박 전 군수가 팔금면 경로당을 찾았을 때 군청 신재생에너지국장과 에너지연금교육과 공무원 등 10여명이 같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신안군청 측은 "신안군 지역발전기금 관련 업무는 신재생에너지국 에너지연금교육과 업무로 해당과 행사에 담당 국의 공무원 등의 참석은 당연하다"며 "정치인들이 찾아오는 것에 대해서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신안군청은 '박 전 군수가 경로당에서 지지 요청을 하면서 햇빛·바람 연금 정책 확대를 거론한 것'에 대해선 "군에 질의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군수가 유력한 차기 군수 후보인 마당에 공무원들이 박 전 군수의 발언을 제지하지도 않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 것을 두고선 벌써부터 줄서기를 했다는 지적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박 전 군수의 입장과 반론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보도 시점까지 박 전 군수는 본인의 발언 사실과 취지 등에 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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