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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eye]6월 코스피의 딜레마

6조5천억원 매수차익잔고 부담 상존
프로그램매물 vs 외국인 매수
다양한 변수로 지수는 딜레마
2008-06-02 17:50:00 2011-06-15 18:56:52
지난 주말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만든 스포츠 기록이 있다.
 
바로 남자 육상 100m 세계기록이 경신되었다. 주인공은 자마이카의 '볼트'선수로 기록은 9.72초로 종전 세계기록을 0.02초 단축하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1초에 10.288m를 달린 셈이니  말그대로 인간탄환인 셈이다.
 
1968년 미국의 '짐 하인즈'라는 선수가 마(魔)의 10초벽을 허문 9.99초를 기록한 이후 인간은 꾸준히 기록단축을 해왔다. 40년동안 0.25초를 단축한 꼴이니 백분의 일초를 단축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지 알만하다.
 
그런데, 기록단축을 하는데 있어 인간의 노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최고의 근력과 순발력, 그리고 폭발적인 가속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그 못지 않은게 외부 변수다. 특히, 당일의 컨디션, 출발총성과 함께 스프링처럼 튀어나가는 빠른 스타트, 그리고 적절한 뒷바람과 노면상태가 결합된다면 더 좋은 기록을 작성하는데 수월 할 것이다.

5월의 희망을 품고 6월 증시로 입성했지만 만만치 않다.
다음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이 유입되고 있고, 여전히 오리무중 방향성을 보이는 국제유가, 그리고 이번주 집중된 경기관련 경제지표가 부담이다. 즉, 외부변수에 따라 내부변수가 좌우될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재기되는 '썸머랠리'의 가능성의 전제조건은 국제유가급등 → 인플레이션 유발 → 경기침체 라는 순환고리가 완화되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고 있다.
 
때마침, 미국에서 들려오는 기술주 낙관론은 증시에 상승에 대한 한가닥 희망을 품게 한다. 월스트릿저널은 기술기업이 상품가격 상승에 대한 충격이 적고, 경제 성장률이 높은 미국 외 지역에서 견조한 매출을 올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덕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고, 톰슨 로이터스에 따르면 금융, 소비재업종등은 2분기 실적악화가 전망돼지만, 기술기업의 순이익은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고유가 상황만 진정된다면 그동안 금융기업들의 신용위기 극복 과정에서 기술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기술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내부적인 수급요건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틈새는 분명이 존재한다. 6조5000억원 수준의 매수차익잔고 부담은 트리플위칭데이가 가까워지며 시장베이시스 악화로 계속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특별한 방향성을 잡고 있지 않아 선물을 매도하는 포지션에선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번 만기일은 KOSPI200 정기변경을 동반하고 있어 매물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프로그램매물을 투신권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투자자와 원달러환율 하락과 함께 매수반전하는 외국인의 현물매수로 방어해 주고 있는 상황은 어자피 나올 매물에 대한 소화과정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의 과학자들은 역대 100m 세계기록 보유자들의 장점들만 모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뛰게 한 결과 9.50초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증권사의 6월증시 전망은 국제유가만 하락해도 1900선 도달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50초의 신기록도 눈앞의 1900선도 단기간에 당장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외국인의 현물매수등 안정판이 작용하고 있지만 부진한 거래량은 시장참여자들의 관망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수의 방향성은 다소 난해한 상황이지만 수급구도 깨지지 않는다면 지수가 18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복합한 수급구도와 다양한 변수, 어찌보면 6월의 첫날 거래부진과 지수방향성 탐색은 당연한 결과다.

뉴스토마토 정종현 기자(onair21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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