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다가오는 북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핵실험이냐, ICBM이냐
잇단 김여정 담화로 높은 수위 무력도발 예상…29일 전후 SLBM·ICBM·핵실험 전망
추가 ICBM 유력, 정상각도 발사는 불투명…핵실험 가능성도 여전, 정부 '예의주시'
2022-11-25 15:00:50 2022-11-25 15:00:50
지난 19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연이어 강경 담화를 낸 것은 북한의 다음 도발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오는 29일은 북한이 ICBM '화성-15형' 발사를 계기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 5년이 되는 기념비적 날이다. 북한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29일을 전후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도 발사 등과 같은 최고 수위의 도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5년 또는 10년을 기준으로 중요 기념일을 강조해 온 북한의 행보를 봤을 때 핵무력 과시로 내부 결속과 대외 항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22일 담화를 통해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데 대해 끝까지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한 만큼 어떤 방식으로든 추가 무력도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2일 담화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도한 미국을 향해, 24일 담화에서는 우리 정부의 독자 대북제재 추진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미를 동시 겨냥한 무력도발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29일까지 단거리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가는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5일 <뉴스토마토>의 통화에서 "북한이 현재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김여정 부부장이 두 차례 담화를 통해서 대남, 대미 비난과 함께 무력시위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핵완성 5주년이 되는 29일을 전후로 북한의 무력시위가 전개되지 않을까 전망한다"면서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초강경 대응' 표현을 쓴 것으로 볼 때 SLBM(잠수함탄도미사일), ICBM, 또는 7차 핵실험까지도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29일을 전후로 무력도발에 나선다면 ICBM '화성-17형'의 추가 발사가 될 것이라 관측이 높다. 북한은 지난 18일 ICBM 발사에서 정상 비행에 성공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량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기술도 완성되지 않았다.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다탄두 탑재 능력이 확보될 때까지 추가 ICBM 발사를 계속 시험해 볼 여지가 있다.
 
양무진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이 초강경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볼 때 적어도 사거리가 6000~7000km 정도 되는 정상각도의 ICBM 발사를 통해서 대기권 재진입, 그리고 지상 500m 내지 1000m에서 폭발할 다탄두의 위력을 보여주는 시험으로 발전해 나가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다.
 
지난 19일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18일 발사한 '화성-17형' 미사일 시험 발사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다른 전망도 있다. ICBM 시험은 지난 18일 성공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지난 3일 ICBM 발사에서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29일까지 2~3번 정도 더 쏘면서 성공시키겠다는 일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18일 성공으로 고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추가 ICBM 도발에 나선다면 고각과 정상각도 사이 발사를 예상했다. 정상각도 발사는 미국과 전쟁 직전까지 가는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감내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홍 실장은 "고각은 아니더라도 좀 더 눕히는 수준으로 (ICBM을)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도 일본 열도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상당한 리스크가 있다"고 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우리 정부는 29일을 전후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북한의 7차 핵실험에 대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중이며,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문가들 중 북한이 5년 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날을 전후해 핵실험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양무진 교수는 "전술핵 폭발 시험과 전략핵 폭발 시험을 동시에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