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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 전두환 대신 "고통받은 분들께 사죄"
1980년 5·18 이후 41년만 간접사죄
"화장해서 북녘 땅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 했다" 유언 전해
2021-11-27 12:52:28 2021-11-27 14:36:02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고(故)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는 27일 "장례식을 마치면서 가족을 대신해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그마저도 간접적 사과다. 군사 쿠데타와 인권 유린, 5·18 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당사자인 전씨는 끝내 사죄나 반성 없이 지난 23일 향년 90세 일기로 숨을 거뒀다.
 
이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전씨 영결식에서 "남편이 공직에서 물러난 후 참 많은 일을 겪었다"며 "그럴 때마다 남편은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고 부연했다. 
 
이씨는 전씨의 사망 당시도 설명했다. 그는 "11월23일 아침 제 부축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갑자기 쓰러져 제 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셨다"며 "6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부부로서 함께했던 남편을 떠나보내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고통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이 세상과 하직한 것은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씨는 남편 전씨의 유언도 언급했다. 그는 "남편은 평소 자신이 사망하면 장례를 간소히 하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다. 또 화장해서 북녘 땅이 보이는 곳에 뿌려달라고 하셨다"며 "여러분의 격려와 기도의 힘으로 장례를 무사히 치르게 됐다. 이제 남은 절차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고인을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집에 임시로 옮겨 추후 장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故) 전두환씨의 배우자 이순자씨가 27일 전씨의 영결식에서 남편을 대신해 사죄했다/뉴시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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