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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위드코로나 시대에 바이오 털고…카카오그룹주 담았다
코스피 3000선 무너진 지난달 5일 이후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 집중매수
연기금, 낙폭과대 인식에 근거해 카카오그룹주 매수에 나선듯
2021-11-22 06:00:00 2021-11-22 06:00:00
[뉴스토마토 이될순 기자] 코스피 지수가 올해 첫 30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달 5일부터 주요 수급 주체중 하나인 연기금이 카카오그룹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연초부터 지난달 5일까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의 기대가 컸던 바이오관련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것과는 달라진 투자 판단을 보인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 시대의 개막으로 코로나 관련주의 성장 기대보다는 올해 규제 이슈 등으로 낙폭을 키웠던 카카오그룹주에 대한 긍정적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풀이했다.   
 
표/뉴스토마토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이 무너진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 등에 매수세를 집중했다. 매수 규모는 각각 3706억원, 1911억원, 888억원으로 순매수 상위 종목에서 1위, 3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은 코스피가 3000선을 유지하던 올초부터 지난달 1일까지는 코로나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 관련 대형 바이오주를 대거 담았다. 해당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053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2317억원), SK바이오팜(326030)(200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최근 달라진 연기금의 투자 판단은 위드코로나 시대 개막에 따라 바이오 관련주 보다 그동안 규제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 카카오그룹주의 성장 가능성을 염두해 둔 매수 접근으로 해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초 연기금의 바이오주식 매수는 코로나19 백신과 신약 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돼 관련 종목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본격적인 매수에 나선 시점에 카카오그룹주 주가는 약세 국면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 공모가(9만원)의 2배인 18만원으로 출발해 장중 23만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다음날 4일부터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11일엔 14만원까지 고점 대비 40% 가까이 밀렸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도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카카오뱅크는 8월 상장 이후 9만4400원까지 고점을 찍은 이후 최근 세달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기금의 집중 매수세가 집계된 지난달엔 주가가 5만4100원까지 밀리며 전고점 대비 4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카카오도 이달 4월 최고가인 56만1000원을 기록한 뒤 규제 이슈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9월 한달 동안 30% 가까이 밀렸고, 최근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카카오그룹주가 주가적인 측면에서 낙폭을 키운 상황이지만 증권가는 성장 전망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경우 내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9841억원으로 매출 고성장과 영업이익률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이익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카카오페이에 대해 “대출 총량규제의 영향이 내년에도 지속돼 금융 서비스 매출액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은 예상되지만, 향후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디지털 손보사를 통한 신규 금융서비스 매출액 증가로 전반적인 매출액 성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해 "14~18세 대상의 미니뱅크 가입자가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모바일 생태계에 익숙한 10대들의 금융 생활 습관에 카카오뱅크가 깊숙히 침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40~50대 고객의 유입 비중도 지난 3분기 순증 고객의 60% 가까이로 집계되면서 고객 기반 확대를 발판으로 플랫폼 사업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연기금은 연금과 기금을 합친말로 위탁받은 공공의 자금을 운용하는 곳을 말한다. 국민연금을 포함해 공무원연금기금, 우체국보험기금, 사학연금기금 등이 있다.
 
이될순 기자 willb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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