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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마이데이터가 뜬다)하반기 증시 키워드는 '마이데이터', 증권사 각축전
40개사 중 2개사에 불과한 증권사 본허가
WM 시너지에 필수인 마이데이터, 저마다 특색 상품 내세운다
2021-08-09 06:00:00 2021-08-09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소문난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른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은행과 여신전문금융, 금융투자 업계 등이 모두 모였다. 앞으로 고객의 ‘자산관리(WM)’를 책임진다는 슬로건을 내세우기 위해선 마이데이터를 빼놓고는 성립이 안돼서다. 증권업계는 마이데이터 초기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저마다 ‘비밀병기’를 준비하는 가운데 허가를 받지 못한 증권사는 우선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곳은 총 40개사다. 이 중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하나금융투자 2개사에 불과하다. 현재 예비허가를 진행 중인 4개사(키움·현대차·한국투자·교보) 증권사까지 합해도 은행(8개사)의 본허가에는 한참이나 못치는 상황이다.
 
추가로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등도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신청 기업에 대해 순차적으로 심사절차를 진행 중이며 신규 허가신청을 매월 접수하고 있다.
 
증권사 WM 시너지 기대…차세대 서비스로 일찍이 예약
 
증권사가 영위하는 금융투자업은 주로 투자매매와 중개, 자문, 일임, 신탁 등으로 구분된다. 그간 금융투자업의 업무는 고객의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투자성향을 파악해 이뤄졌다. 하지만 마이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통합된 금융정보를 관리할 수 있어 폭넓은 자산관리가 가능해진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고객이 동의하면 여러 금융회사나 공공기관에 흩어진 고객 정보를 한데 모아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맞춤형 금융서비스는 사실상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면,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일반 개인들에게 까지 활용 범위가 넓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한 시너지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마이데이터의 경우 고객의 △계좌 정보 △대출 정보 △카드 정보 △보험 및 대출 정보 △금융투자상품, 증권계좌 △간편 결제, 주문 정보 등 전자지급 수단 관련 정보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핵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자산관리를 넘어 보험중개, 대출중개까지 전례 없는 수준의 금융서비스업이 가능해진다”며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의 만족도까지 높여줄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빠르면 오는 12월1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기존 계획보다 4개월정도 지연됨에 따라 미리 인가를 받아놓은 사업자들의 선점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각 사업자별로 차별화 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경쟁이 심해질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빅데이터 총출동, 고객 마음 사로잡아라
 
현재 증권사들은 자산관리 사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부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본허가 이후에는 자산관리(WM)·금융소비자보호 등 관련 조직의 개편도 마쳤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초대형 민간 ‘금융 데이터 댐’ 구축을 위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 교보생명,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금융 데이터 댐은 금융공동체 간의 협업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데이터 수집과 결합, 유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주식정보 구독서비스, AI(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서비스를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하나금투는 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원큐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은행과 보험, 연금 등의 통합 자산관리를 지원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또한, 마이데이터 기본 서비스인 PEM(개인종합자산관리) 조회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증권사만이 가능한 서비스 분야를 고객에게 내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ETF 투자 서비스와 투자 일임 서비스 등 투자 관점에서 고객에게 특화 전략을 내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서비스 전 영역에서 제공하고, 차세대 서비스로 준비 중인 온라인 자산관리를 연계해 투자 측면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면서 “금융계열사 간의 각종 서비스 연계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전담조직으로 디지털신사업기획부와 디지털신사업추진부로 구성된 디지털신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또한 임직원 대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네이밍 및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는 등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해 준비해왔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콴텍'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개인별 과거 투자 정보를 정밀 분석 및 가공해 맞춤형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차증권은 본인가를 받은 후 마이데이터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경험 분석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외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현대차증권의 특성을 고려해 은퇴설계 중심의 특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앱의 경우 기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와는 다른 별도 앱으로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 증권사별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서비스 출시 전부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이 가진 정보를 얼마만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적합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마이데이터 본허가 및 예비허가 현황. (07.21자. 기준)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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