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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현지 투자·소재 내재화로 배터리 '세계 3위' 앞당긴다
2025년까지 연 190GWh 생산능력 확보
SKC·SKIET 통해 배터리 소재 안정적 공급
2021-05-27 06:02:05 2021-05-27 06:02:05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한 광폭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 협력해 공장을 증설하고, 그룹 계열사를 통한 배터리소재 수직계열화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업계 후발주자지만 공격적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해 유럽·중국·미국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3강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제1 배터리 공장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해 연간 6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는 완성체 업체와 협력을 통해 공격적인 현지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포드와의 합작공장 설립으로 SK이노의 배터리 생산량은 오는 2025년부터 연간 190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GWh당 전기차 1만5000대~2만대 분량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38만대 수준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SK이노의 배터리 누적 수주 잔고는 1000GWh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3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주잔고는 550GWh(약 70조원 규모)에 달했다.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 1·2위를 기록중인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 각각 1200GWh, 1500GWh 수준으로 전해진다. 
 
SK이노는 3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유럽·미국 현지 공장 증설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중국에는 베이징자동차와 합작해 지은 창저우 공장과 EVE에너지와 합작공장인 옌청 배터리 공장은 운영 중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양산에 돌입한 헝가리 1공공장에 이어 2공장을 증설 중이다.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1공장 완공에 이어 올해 하반기 2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현재 세계 랭킹 6위인 SK이노가 오는 2030년 연간 344GWh의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CATL(990GWh) LGES(815GWh)에 이어 글로벌 3위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SK이노보다 앞서 있는 삼성SDI(254GWh), BYD(250GWh), 파나소닉(235GWh)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이노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 2018년 1분기(0.11GWh)에서 올해 1분기 2.4GWh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도 1%에서 5.4%로 올랐다. 
 
SK넥실리스 정읍 공장. 사진/SKC
 
SK이노가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면서 SK그룹 계열사 및 자회사들도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확보는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과 원가절감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이날 SK그룹 소재 계열사 SKC(011790)는 자사 동박 제조 투자사 SK넥실리스가 유럽에 이차전지용 동박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박은 배터리 내 음극을 형성하는 집전체로 활용되는 소재다. 유럽 진출 지역으로 폴란드로 예상되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SKC는 투자 지역을 확정하면 바로 설계, 인허가 등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해 올해 착공에 들어간다. SKC는 오는 2025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20만톤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SK이노는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소재 전문 기업 BTR과 공동 투자해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JV)를 설립 계획을 내놨다. 합작사는 전체 투자금액은 약 3500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이 25%, EVE에너지가 24%, BTR이 51% 지분을 보유한다. 중국 현지에 건설되는 양극재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산 5만톤 규모로 전해진다. 
 
최근 상장한 SK이노 소재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분리막 사업을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SKIET는 현재 국내와 중국, 폴란드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IET는 지난 3월 폴란드 공장 추가 증설을 위한 1조원대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분리막 생산 능력을 올해 말 13억6000제곱미터(㎡)에서 오는 2024년까지 27억300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273만대 분량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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