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까지…현대중공업, 노사 갈등 '이중고'
현대중·대우조선 노조, 무기한 농성 돌입
임단협 2년째 난항…대우조선 "매각 반대"
입력 : 2021-03-04 16:00:30 수정 : 2021-03-04 16:00:3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년치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노조가 더욱 강하게 투쟁에 나선 가운데, 인수를 앞둔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같은 날 매각 반대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4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전날 집행부 간부 전원은 2019·2020년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기 위한 회사 본관 앞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이번 투쟁에도 회사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수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지난 3일 저녁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2년째 진전없는 임단협
 
현대중공업 노사는 첫 상견례 이후 1년9개월여만인 지난달 3일 2년치 임단협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들이 반대하며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가장 큰 원인은 물적 분할 위로금이 빠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노사는 2019년 5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회사를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물적분할 후 현대중공업은 부채를 떠안게 됐는데 이는 향후 임금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노조가 반대하고 나선 것.
 
당시 투쟁 수위가 높아지면서 폭력 사태까지 빚어지자 회사는 30억원 상당 손해배상 소송과 조합원 해고 등의 조치를 했다. 파업에 지속해서 참가한 1400여명에 징계도 내렸다.
 
지난달 잠정합의안을 통해 노사는 해고자 4명 중 3명 재입사를 허용하고 손해배상 소송도 취하하기로 했지만 노조의 불만은 여전하다. 이밖에 회사가 성과급을 일방적인 기준으로 지급하려 하는 것과 임금 인상 수준에도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지난달 5일 울산 공장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철판에 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고는) 중량물 운반은 현대중공업 자회사 하청이 담당하고 조립은 정규직이 담당하는 원·하청 혼재작업 과정에서 안전조치가 제대로 안 돼 발생한 것"이라며 "사측은 4대 보험 없는 프리랜서 고용까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다단계 간접고용 구조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5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이 현대계동사옥 앞에서 인수 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첩첩산중'…대우조선해양 노조 '인수 반대' 저항
 
이 가운데 최근 대우조선해양 노조까지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투쟁에 돌입하면서 긴장을 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번 매각은 불공정하다며 전날 경남도청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천막농성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동종 업계 합병은 향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매각 과정이 불투명하며 재벌 특혜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기술 탈취, 수주 방해 공작으로 대우조선을 고립시키고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자행해 거제 경제를 파탄 냈다"며 "매각이 성사되면 거제의 몰락을 넘어 경남지역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인수는 해외 기업결합심사 단계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안에 대우조선해양을 품는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두 노조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향후 파업으로 이어져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재교섭을 요청하고 있지만 사측이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이 계속해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파업을 비롯한 더욱 강한 투쟁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지영

알고 싶은 소식을 발 빠르고 정확하게 전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