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선악 구분'으로 새롭게 보는 서양 미술
예술가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채효영 지음|가나출판사
입력 : 2021-01-04 17:31:39 수정 : 2021-01-04 17:31:3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반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은 과거 단순히 생명력 넘치는 밤만으로 해석되지 않았다. 당시 관람객들은 자연히 악마가 날뛰는 시간과 이교(異敎)를 연상하곤 했다. 왜?
 
신간 '예술가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의 저자는 선과 악을 구분해온 서양사의 '휴머니즘적 세계관'이 자연스레 배어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휴머니즘은 이성과 합리성을 선(善)으로, 나머지는 악(惡)으로 간주하며 배척해온 서양적 사고다. 인간을 신에 버금가는 존재라고 여기며 그와 대비되는 밤, 죽음, 자연, 광기, 전쟁 같은 것들을 절대 악으로 상정했다. 예술가들은 이 두 갈래 길에서 서성이며 삶의 무수한 질문을 던졌다.
 
저자는 "예술가들이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미술을 감상하는 눈이 한 단계 올라간다"며 "서양사에서 오랫동안 사랑 받은 미술 작품들은 '휴머니즘적 세계관', 즉 선악의 경계에서 고민하던 예술가들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를 테면 프란시스코 고야의 대표작 '전쟁의 참화'에서 전쟁은 절대악으로 묘사된다. 모든 인간을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만드는 주범으로, 인류의 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문하게 한다.
 
죽음, 자연, 여성, 광기, 전쟁을 악으로 묘사한 작품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루벤스, 반 고흐, 프리드리히 랜시어는 폭풍우 치는 바다나 거센 파도, 북극 등의 엄혹한 자연을, 보티첼리와 로댕은 광기를 절대 악으로 묘사하며 당시 사회가 갖고 있던 선과 악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고 설명한다.
 
고루하게 방대한 내용을 다룬 서양 미술사 같은 책은 아니다. "예술가가 속한 사회의 역사나 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작품을 정확하게 감상할 수는 없습니다." 서양미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자 하는 이라면 읽어볼 만 하다.
 
'예술가는 인간을 어떻게 이해해 왔는가'. 사진/가나출판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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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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