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원금 복구했더니 고춧가루 뿌린 한진칼
주주자본주의 거스른 판결 실망 '손절'…선박펀드 관리감독 구멍 '허탈'
3% 손실로 시즌2 마무리…직장인, 바이앤홀딩이 정답
2020-12-16 06:00:00 2020-12-16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진칼이 산업은행에게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KCGI 등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던 3자연합이 제기한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시급한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인정했고 이번 증자가 경영권 분쟁과는 상관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주주 권익 강화라는 큰 흐름을 거스르는 판결이었다. ‘혹시’라는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금융위원회까지 나서서 산은과 조원태 회장 측을 거드는 것을 바라보자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증자 후 산은이 조 회장 편에 서더라도 과반 지분이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대응하면 된다는 판결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분율 몇 퍼센트 모으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는 건지.  
 
아무튼,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봤던 예상이 빗나간 이상 계속 보유할 이유가 없었다. 증권사 몇 곳에서 지적한 것처럼, 경영권 분쟁이 해소된 한진칼의 현재 주가는 비싸다고 생각해 손절매했다.  
 
황당한 일은 또 있었다. 하이골드12호가 11월30일 장마감 후에 보유선박이 운항을 멈췄었다(off-Hire)는 사실을 공시했다. 더구나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운항을 멈춘 일이 있으며 그로 인해 용선료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매달 15~17원씩 주던 분배금을 2원으로 크게 줄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4월 이후에 몇 차례 벌어진 일을 반기, 분기보고서에도 넣지 않고, 지난 주총 때 알리지도 않고 이날 갑자기 공시한 것이다. 공시만 봐서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도 알 수 없었다. 운용사에 문의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이에 하루에 5~10원 움직이던 주가는 다음날 장이 열리자마자 14%까지 급락하는 등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심경을 반영했다. 
 
누군가가 지인을 통해 사정을 알아본 후 내용을 공유했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선원이 나오는 바람에 며칠간 정박했었다고 한다. 이게 용선료를 지급하지 않을 상황인지는 분쟁소지가 있는데 그보다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과 전화도 받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에 문의하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배가 고장 등으로 장기간 운항을 멈춘 것이 아닌 이상 수시공시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배가 선 이유보다 멈췄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 아닌가? 일부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에도 민원을 넣은 모양인데 금감원은 민원을 거래소로 돌렸다. 선박펀드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해양수산부는 이 사안이 문제소지가 있어 보이는 맞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거래소의 대응을 지켜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며칠 후 다시 거래소의 입장을 물었다. 문제소지에는 공감을 했는지, 앞으로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정보를 담은 공시를 유도하겠다는 답변으로 마무리됐다.  
 
분배금 삭감과 불분명한 해명으로 주가가 급락해 수천만원씩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있는데 결국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아무런 처분도 없이 지나갈 모양이다.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은 있지만 현재 2000원도 안 되는 하이골드12호의 주가는 과하다고 판단한다. 분배금 수입엔 영향이 있으나 배 매각 작업은 진행 중이다. 팬오션과 내년 8월15일까지 대선 계약도 새로 체결했다. 단기 계약인데 이는 그 기간 안에 배를 팔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흥국은 내년까지 가져가도 될 종목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내년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무르익으며 관련주들이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JYP엔터는 예상대로 니쥬의 공식 데뷔와 함께 주목도가 높아졌다. 주가는 잠깐 4만원을 뚫었다가 다시 내려왔다. 첫 주에 30만장 이상 판매했다는데 일본 내에서는 역대급 기록이라고 한다. 
 
 
이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년반 가까이 연재한 <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 시즌2를 마무리한다. 내년 1월부터는 세 번째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투자 방법이나 종목 선별, 투자금액 등에 변화를 줄 것인지, 현재 보유종목들을 다음 시즌으로 이어갈지 정리하고 새로운 종목들로 시작할지 심사숙고하겠다.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가장 큰 성과를 주었을 종목은 코미코와 리노공업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반도체 업종에 속한 종목들이다. 내년 반도체 업종이 돌아설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카카오 같은 성장주 주가도 많이 올랐지만 구닥다리 계룡건설이 그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면 변동성지수(VIX)를 추종하는 VIXY와 국제유가 연동 상장지수펀드(ETF)인 USO의 성적이 나빴다. 마지막 한진칼3WR에게 받은 충격도 컸다. 
 
시즌2의 투자 성적은 좋지 않았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찜한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올랐지만 실제 김 기자는 -3%를 기록했다. 장중에 적극적으로 매매에 참여할 수 없는 직장인들에겐 바이 앤 홀딩(buy & holding)이 정답이란 걸 다시 확인하는 투자였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