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청사상 첫 검찰총장 직무배제…검찰, '당혹·충격·허탈'
입력 : 2020-11-24 19:25:37 수정 : 2020-11-24 19:32:45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함께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평검사들을 중심으로 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윤 총장에 대한 다섯개의 징계 청구사항을 밝혔다.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방해 △대면조사 불응 및 감찰뱅해 △정치적 중립 훼손 등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24일 '언론사 사주 부적절 접촉' 등 혐의로 징계를 청구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검사징계위 곧 소집
 
추 장관의 징계청구로 검사징계위가 곧 소집될 예정이다. 징계위는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으로, 법무부차관과 법무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위촉한 외부인 3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징계는 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법무부장관이 지명 또는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징계위가 열리면 윤 총장으로서는 불리하다.
 
법 17조상 징계청구권자는 심의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돼 있으나 부위원장인 법무부 차관이 심의를 주관하게 돼 있다. 당초 법조계 안팎에서는 대면조사 불응을 징계청구대상으로 봤으나 추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시한 의혹 외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사찰 의혹과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방해 등 새로운 사항을 추가했다. 
 
"재판부 사찰 혐의는 무리" 
 
검찰 내부는 충격에 빠졌다. 수도권 일선 지검에서 근무하는 한 고위 검찰 간부는 "징계대상 중 재판부 사찰부분은 추 장관이 무리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제대로 된 감찰이 진행됐는지 매우 의문"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법 뿐만 상식에도 벗어난 처사"라면서 "평검사회의를 열어야 하는 지를 두고 동료 검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지방에서 근무 중인 한 부장검사는 "정치적 목적이 분명한데도 정치적 중립을 운운하는 추 장관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동료 검사들과)적절한 대책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또 다른 고위 검찰간부는 "할 말 없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고 했다.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가 현실화 되자 법조계도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고위 검찰간부 출신인 한 법조인은 "평검사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무 보이콧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부장판사 출신의 또 다른 법조인도 "정말 갈때까지 가볼 모양다. 경험하고 싶지 않고, 보고싶지도 않은 상황을 경험하고 보아야 하는 국민들만 정말 피곤하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의정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법원 판단 받을 것" 
 
추 장관의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처분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검사 출신은 정태원 변호사는 "징계혐의가 법적으로 인정될지 여부가 핵심"이라면서 "혐의입증이 안 되면 징계위원회가 징계처분을 해도 무효이고 더구나 법원은 추 장관의 직무집행정지 처분 자체도 집행정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징계법 8조 2항이 법무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직무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면서 "윤 총장이 법원을 통한 판단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요동쳤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추 장관의 발표 직후 "국민들은 정부내 이런 무법 상태에 경악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총장의 권력 부정비리 수사를 법무장관이 직권남용 월권 무법으로 가로막는 것이 정녕 대통령의 뜻인지 확실히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 보고 받고 언급 없어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어쨌든 지금 발표된 감찰 법무부 감찰 결과는 심각한 것 아니냐"면서 "징계위에 회부가 됐기 때문에 징계위 결과를 엄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의 발표사실과 내용을 사전 보고 받았으나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법무부장관 발표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결정 사실을 보고받았으나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인이 2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G20 정상회의 결과와 문재인 대통령의 연차 휴가 등과 관련 브리핑을 위해 단상으로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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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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