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감찰 대상' 윤석열 징계 청구·직무 정지(종합)
언론사 사주 접촉·재판부 사찰 등 사실 확인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감독권자로서 송구"
입력 : 2020-11-24 18:45:09 수정 : 2020-11-24 18:45:09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감찰 대상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 청구와 함께 직무 정지를 명령했다.
 
추미애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검찰사무에 관한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총장이 검찰총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해 오늘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검찰총장의 직무 집행 정지를 명령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해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 방해와 수사 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 의무 위반과 감찰 방해 사실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언론사 사주 만남 의혹과 관련해  "2018년 11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중 서울 종로구 소재의 주점에서 사건 관계자인 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을 만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를 해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2020년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울산 사건과 조국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와 관련해 '주요 정치적인 사건 판결 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한 뒤 "이를 보고하자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해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도 비판했다.
 
추 장관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와 관련해 한동훈에 대한 신속한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대검 감찰부장에게 감찰을 중단하게 했다"고 밝혔다. 2020년 4월 대검 감찰부가 최측근인 한동훈에 대해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에 착수하고, 감찰 개시 보고를 하자 대검찰청 감찰본부 설치 및 운영 규정 제4조 제2항에 따라 감찰 개시가 현저히 부당하거나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경우가 아니면 중단시켜서는 안 되는데도 이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명숙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2020년 5월 대검 감찰부에서 당시 수사 검사들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려고 하자 사건을 대검 인권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하도록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감찰부장이 이의를 제기하자 대검 차장이 감찰부장에게 '참고만 할 수 있도록 민원 사본을 달라'고 해 사본을 확보한 상황에서 대검 차장을 통해 인권부가 공문서에 '대검 민원 이첩'이라고 마치 민원 원본을 이첩하는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 서울중앙지검에 송부하도록 지시함으로써 검찰총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채널A 관련 한동훈에 대해 감찰을 하겠다고 수차례 구두보고를 받았는데도 이를 반대하던 중 2020년 4월7일 오후 자신의 휴가 중에 대검 감찰부장으로부터 감찰 개시 사실 보고를 받자 감찰을 방해할 목적으로 성명 불상자에게 '대검 감찰부장이 구두보고도 없이 한동훈에 대해 감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했다'고 알려 다음 날 새벽 언론에 보도되게 함으로써 감찰 관련 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그 어느 직위보다 정치적 중립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중요하고, 그에 관한 의심을 받을 그 어떤 언행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명시돼 있고, 국민도 그렇게 믿고 있다"며 "그런데 검찰총장은 지속해서 보수 진영의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대권을 향한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고 의심받아 왔고, 급기야 2020년 10월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에도 대권 후보 1위와 여권 유력 대권 후보와 경합 등 대권 후보 지지율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됨에도 검찰총장으로서 생명과 같은 정치적 중립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진실되고 적극적이고 능동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은 채 묵인·방조했다"며 "결국 대다수 국민은 검찰총장이 유력 정치인 또는 대권 후보로 여기게 됐고,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뢰를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대면 감찰조사에 대해서도 명백한 불응이라고 보고 징계청구 대상 비위사실에 포함했다.
 
그동안 법무부는 윤 총장에 대해 감찰을 위한 방문 조사를 시도했지만, 대검찰청의 불응으로 무산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관실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진상 확인을 위한 대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지난 16일 일정을 협의하려고 했지만, 협의가 불발됐다. 
 
이후 17일 오전에는 19일 방문 조사하겠다는 일시를 알리고 같은 날 오후에 방문 조사 예정서를 친전으로 대검에 접수하려고 했지만, 대검은 인편으로 돌려보냈다. 또 18일에는 대검에 방문 조사 예정서를 친전으로 내부 우편을 통해 보냈지만, 같은 날 대검 직원이 직접 들고 와 반송했다.
 
추 장관은 "이번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며 "제도와 법령만으로는 검찰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비위를 예방하지 못하고, 신속히 조치하지 못해 그동안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지휘·감독권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세종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조금 늦게 참석해 자리한 후 정세균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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