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이스타항공…촛불 든 조종사들
"매주 수요일마다 열 계획"…투쟁 장기화 조짐
입력 : 2020-11-04 19:29:16 수정 : 2020-11-04 19:29:16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들이 촛불을 들었다. 그동안 정리해고 철회와 운항 재개를 촉구하며 국회와 청와대 앞에서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해서다. 설상가상으로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 찾기'도 난항을 겪으면서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공공운수노조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스타항공 운항을 재개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며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노조는 정부·여당에 해결책을 촉구하는 문화제와 기자회견을 이날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연다는 방침이다.
 
공공운수노조원들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지난달 28일 국회 앞에서 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면담 촉구 기자회견 중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60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며 임직원 수를 400여명까지 축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이스타항공의 직원 규모는 1600명을 웃돌았다. 사측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후 재매각을 위해 단행한 불가피한 '몸집 줄이기'라고 설명하며 매각 이후 정리해고 인원들을 재고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재매각 소식은 없다.
 
오히려 이스타항공 재매각은 최근 사측의 주장과 달리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과 사모펀드 등 5곳 정도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10월 중으로 계약체결을 목표로 했지만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자들이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과 관련된 조세포탈·차명주식 보유 의혹과 이스타항공이 진행 중인 각종 소송에 대한 부담을 느껴 협상이 진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스타항공 직원 체불임금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올 3월부터 체불된 임금은 현재 31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은 "임금 체불의 원인은 셧다운을 지시한 제주항공에 있다"며 제주항공을 상대로 지난달 인수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 소송으로 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이행하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이스타항공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달 14일부터 국회 앞 단식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최근 단식농성을 하던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단식 15일 차에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다만 노조는 농성장을 거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이나마 커지고 있다"며 "릴레이 단식 투쟁은 계속될 것이고, 시민사회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와 정치권의 반응은 다소 차갑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노조를 조속히 만나 보겠다"고 했지만 농성장을 찾지 않았다. 이상직 의원의 탈당 당시 "사안을 지켜보겠다"고 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노조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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