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오스 윈윈 ODA)(4)AI·디지털, 인재·인프라·산업을 잇는 혁신 플랫폼
AI 인프라 넘어 국가 운영으로…라오스 디지털 전환 본격화
국립대 거점 데이터센터…인재·데이터·행정 연결
공공·금융·민간 결합…운영 수익형 ODA 전환
2026-03-23 06:00:00 2026-03-23 06:00:00
은사마Ⅱ(은퇴한 사람들의 해외 마을 만들기)는 단순한 은퇴자 주거 모델이 아닌, 초고령 사회와 기후위기 시대에 국가와 개인이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국가 전략입니다. 해외 거점에 형성될 은퇴자 커뮤니티는 항공·관광·헬스케어·부동산 산업에 걸쳐 신수요를 만들고, 동시에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교두보로 기능합니다. 본 기획은 은사마Ⅱ의 1차 거점인 라오스를 무대로,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투자형 ODA'가 인공지능(AI)·자원·기술과 결합해 현지의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의 공급망과 경제 안보를 확장하는 구조를 살펴봅니다. 원조를 공여가 아닌 투자로 재정의한 K-윈윈 ODA 전략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정책적·산업적 함의를 단계별로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지난 연재에서 우리는 이재명정부의 실사구시 외교 기조 아래, 라오스 핵심광물 공급망과 수력 기반 탄소중립 협력 방안을 살펴봤다. 자원과 에너지가 국가 성장의 기반이라면, 이를 통합하고 효율화하는 힘은 디지털 기술과 인재에서 나온다.
 
라오스는 단순한 개발 수요를 넘어, 국가 운영 역량을 어떻게 고도화할 것인가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2026~2030년 10차 국가사회경제개발계획 역시 인재 육성, 디지털 전환, 지속 가능한 성장, 공공 거버넌스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다.
 
따라서 'K-라오스 윈윈 공적개발원조(ODA)'의 다음 단계는 분명하다. 한국의 AI·디지털 역량을 라오스의 인재 육성과 결합해, 사람을 키우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공공 시스템을 설계·운영하는 국가 운영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라오스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라오스 정부도 AI와 디지털 전환을 실행 과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정부는 유네스코(UNESCO)의 AI 윤리 준비도 평가를 바탕으로 국가 AI 전략 수립을 공식화했고, 디지털 전환을 10차 국가개발계획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5월에는 기술통신부 산하 국가데이터센터가 청정에너지 기반 AI 인프라의 타당성 검토를 시작하며 AI 혁신센터 및 특화구역 구상을 공개했다.
 
이 흐름에서 라오스 국립대(NUOL)는 매우 중요한 거점이다. NUOL은 라오스 최초의 종합대학이자, 정보기술센터와 공학계열 기반을 갖춘 국가 대표 고등교육기관으로, 향후 공공 데이터와 디지털 인력을 연결할 수 있는 정책 실험장이자 인재 파이프라인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
 
라오스 국립대 본관 전경. (사진= 라오스 국립대)
 
그래서 'K-라오스 윈윈 ODA'가 필요하다
 
지금 라오스에 필요한 것은 단발성 장비 지원이 아니라, 인재 양성–연산 인프라–산업 적용–운영 표준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설계 역량이다. 한국은 전자정부, 디지털 행정, 공공데이터 관리, 디지털 금융, 교육 플랫폼 운영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 단순한 자금 제공자가 아니라 디지털 거버넌스의 설계자로 참여할 수 있다. 행정·금융·교육·탄소 관리 시스템을 한국형 아키텍처와 운영 모델에 기반해 설계한다면, 그 효과는 단기 원조를 넘어 장기 구조로 이어진다.
 
그 구조적 이익은 분명하다. 한국 기술은 라오스 표준과 연동되며 아세안 진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유지관리와 데이터·보안 운영 등에서 지속적 협력 기회를 갖게 된다. 동시에 현지 인재와 연결된 산업 인적 파이프라인도 축적된다.
 
실행 프레임, 국립대 거점을 '데이터·인재·운영' 플랫폼으로
 
이 구상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행 프레임이 분명해야 한다. 핵심은 대형 상업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아니다. 라오스 국립대 안에 전략 거점형 데이터센터와 청년 디지털 훈련센터를 함께 구축하는 것이다.
 
이 거점은 전자정부, 세무, 공공데이터, 디지털 행정, 탄소 배출 측정·보고·검증(MRV) 체계 등 국가 운영 시스템을 설계·시험·운영하는 실전 플랫폼이어야 한다. 동시에 학생과 청년이 실제 시스템 위에서 AI, 데이터, 보안, 클라우드 운영을 익히는 현장형 훈련 공간이어야 한다.
 
여기에 한국의 퇴직 전문가와 기술 인력이 일정 기간 상주하며 공동 설계 및 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숙소와 협업 공간까지 결합된다면, ODA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운영 체계를 함께 이식하는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공공–금융–민간을 묶는 통합 구조
 
이 사업은 단일 재원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 기존의 공공부문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과 단절된 별도 시설이 아니라, 대학 거점을 기반으로 한 실전형 AI·데이터 운영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공적 무상협력 부문은 디지털 훈련센터와 전문가 숙소를 포함한 캠퍼스 인프라, 교육 프로그램, 현장형 훈련 체계를 맡고, 공적 금융 부문은 공공 클라우드, 연산 자원, 디지털 백업 체계, 탄소 MRV 기반을 포함한 전략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운영 단계에서는 라오스 기업과 한국 IT 기업이 공동 운영 구조를 구성해 훈련센터 운영, 공공 시스템 유지관리,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맡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거점을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교육·운영·유지보수·데이터 분석이 함께 돌아가는 플랫폼형 사업체로 설계하는 일이다.
 
차관 회수는 전자정부·세무·공공데이터·MRV 시스템의 운영 계약과 공공·민간 프로젝트 수익을 보완 재원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스스로 순환하는 국가 시스템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이 2025년 12월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라오스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탄소 감축, 에너지–데이터 통합 전략
 
이 대학 거점은 교육 인프라에 머물지 않고, 한국이 연계·추진 할 수 있는 기후·탄소 감축 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전략 거점이 될 수 있다. 한국 산림청의 퐁살리주 국외산림탄소축적증진(REDD+) 프로그램과 기업의 전기 모빌리티 연계 탄소 감축 사업을 결합하면, 에너지 생산·소비·흡수 전 과정을 하나의 데이터 기반 감축 구조로 묶을 수 있다.
 
산림은 탄소 흡수, 전기 모빌리티는 교통 부문 감축이라는 각자의 기능을 가진다. 이들이 하나의 MRV 체계로 묶일 때, 라오스의 감축 사업은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라 국제적 검증 및 거래 가능한 감축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
 
결론, 시설이 아니라 국가 운영 플랫폼이다
 
라오스의 미래 경쟁력은 더 많은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 데이터 인프라, 제도 및 기술을 함께 굴리는 구조에서 나온다. 국립대 거점 데이터센터와 훈련센터는 인재, 데이터, 행정, 탄소를 하나로 연결해 국가 운영 역량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플랫폼이다. 공공은 공간과 사람을 만들고, 금융은 전략 인프라를 구축하며, 민간은 운영과 확장을 맡아야 한다.
 
이렇게 설계될 때 'K-라오스 윈윈 ODA'는 단순한 원조가 아닌, 라오스에는 디지털 행정 역량을, 한국에는 아세안 디지털 표준과 협력 기반을 제공하는 구조적 전략이 된다. 지원을 넘어 이제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ODA가 필요하다.
 
메콩 아키텍트 K-정책금융연구소 라오스 지역전문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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