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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서울에서 황사가 관측된 일수가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습니다. 지난주에는 전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271㎍/㎥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처음으로 모든 지역에 황사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급기야 프로야구 경기도 취소 됐습니다.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 고원이 지난 겨울과 올 봄 강수량이 적어 강한 바람까지 몰아치면서 올해 최악의 황사가 예상됩니다. 오늘 Pick에서는 황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사란?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는 바람에 의해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지는 현상을 말하며 국제명칭은 '아시아 먼지'입니다. 봄에는 겨울 내내 얼어있던 건조한 토양이 녹으면서 잘게 부서져 크기 20㎛ 이하의 작은 모래먼지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발생한 모래먼지 위에 저기압이 지나가면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3000∼5000m의 높은 상공으로 올라간 뒤 초속 30m 정도의 편서풍과 제트류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이후 풍속이 느려지는 한국과 일본에서 하강하고 간혹 미국까지도 이동하기도 합니다. 발원지에서 한반도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일 정도입니다. 보통 저기압의 활동이 왕성한 3~5월에 많이 발생하나 최근에는 가을과 겨울에도 나타나며, 상공의 강한 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태평양,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갑니다.황사의 주성분인 황토 혹은 모래의 크기는 0.2~20 마이크로미터(μm)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것은 1~10 μm 정도의 크기입니다.
황사 발생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주요 발원지는 고비사막·내몽골고원, 중국 북동 사막지역, 황토고원 등입니다. 이 중 서로 인접하는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해 직접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경우가 50%이며,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하기는 하지만 중국 북동 사막지역을 거쳐 이동하는 경우가 14%, 황토고원을 거쳐 이동하는 경우가 17%를 차지합니다. 즉, 고비사막·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하는 경우가 전체의 81%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중국 북동 사막지대 및 황토고원에서 직접 발원해 유입되는 경우가 각각 18%, 1% 정도입니다.
황사의 성분 및 영향
황사는 토양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주요 이온성분은 칼륨, 철분,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토양성분입니다. 요즘 더 논란이 되는 이유는 황사가 올 때 급속하게 산업화하고 있는 지역을 거치면서 황사 속에 포함된 규소, 납, 카드뮴, 니켈, 크롬 등의 중금속 농도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우리에게 주는 악영향에 비하면 아주 미미합니다.
-부정적 영향: 태양빛을 차단해 시야를 흐리게 하기 때문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또 황사가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하면 냉각 효과를 일으켜, 지구 대기의 열 균형에 영향을 끼치죠. 뿐만 아니라 농작물이나 활엽수의 성장을 방해하고, 반도체와 같은 정밀 기계에 고장을 일으키고 먼지가 호흡 기관으로 들어가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알레르기와 눈병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긍정적 영향: 최근 미세입자에 의한 부정적 영향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오염물질과 섞이지 않은 순수한 황사의 경우 알칼리성(염기성)을 띠고 있어서 황사가 가라앉은 지역의 경우, 산성비와 토양의 산성화를 중화시키고 예방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습니다. 또 바다의 적조현상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고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 염류를 제공해서 생물학적 생산력을 높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황사
황사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보면 신라 시대에서도 '흙비가 내렸다'라고 하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존재해온 자연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철, 특히 4월에 주로 황사가 심하게 발생합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주로 서쪽 지역이 동쪽 지역보다 황사 일수가 많습니다. 주로 3월에서 5월 사이 많이 발생하며 7~15일 정도 지속됩니다.☞관련자료
-수치로 보는 황사: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여 년간의 황사일수를 살펴보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총 관측일수는 74일, 평균 일수는 5.7일이었습니다. 황사가 가장 심했던 해는 2001년으로 21일, 뒤이어 2000년에는 13일, 2011년에는 11일 관측됐습니다. 계절별 황사 관측일수는 봄철이 54회로 가장 많았고 가을철 14회, 겨울철 18회, 이례적으로 2015년도에는 여름철에도 1회로 계절과 관계없이 황사가 나타나는 셈입니다. 황사주의보는 PM10 수치가 400㎍/㎥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되는데 2002년부터 황사 특보제가 도입됐고 2010년 4회, 2011년과 2015년, 2021년에는 각각 1회였습니다. 서울의 연평균 황사 발생 일수는 지난 1980년대 3.9일, 1990년대 7.7일이었으나 중국의 사막화로 황사발생횟수는 2000년 이후 12일로 20년새 3배 증가했는데 특히 황사 때 미세먼지는 평상시 보다 13배에서 최고 27배까지 증가했습니다.
황사특보제
기상청이 주관해 시행하는 '황사특보제'는 정도에 따라 '황사정보', '황사주의보', '황사경보'로 나누어 발령하는 제도로 2002년 4월 12일 처음 시행됐습니다. '황사정보'는 황사로 인한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00㎍/㎥ 이상(단, 300㎍/㎥이하나 황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서 대비할 필요가 있을 때), '황사주의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00㎍/㎥ 이상, '황사경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800㎍/㎥ 이상으로 각각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됩니다. 이와 함께 황사의 강도를 나타내는 예보는 황사로 인한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00㎍/㎥ 미만 예상될 때 '약한 황사', 400∼800㎍/㎥ 정도 예상될 때 '강한 황사', 800㎍/㎥ 이상 예상될 때 '매우 강한 황사'로 나눕니다.☞관련자료
황사와 미세먼지 차이
황사와 미세먼지는 하늘을 부옇게 만들고 먼거리까지 이동한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나 미세먼지는 국경을 넘나드는 ‘월경(越境)성 대기오염 물질’로 계절마다 농도의 차이는 있으나 1년 내내 발생하지만 황사는 주로 3~5월경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등 발생과정과 특성 역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미세먼지란: 미세먼지는 자연현상인 황사와 달리 가정의 난방과 취사, 자동차 운행, 공장에서의 화석연료의 사용, 산불 및 화전 경작 등으로 발생한 인위적인 현상입니다. 입자 크기는 황사보다 훨씬 작은 2㎛ 이하입니다. 미세먼지에는 사람에게 해로운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황사 때 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세먼지는 먼지 중에서도 입자 크기가 매우 작은 것을 가리킵니다. 지름이 10㎛(1㎛는 100만분의 1m)보다 작은 미세먼지(PM-10)와 2.5㎛보다 작은 초미세먼지(PM-2.5)로 나뉩니다. PM-10이 머리카락 지름(50∼70㎛)의 5분의 1∼7분의 1 크기라면, PM-2.5는 머리카락 지름의 20분의 1∼30분의 1에 불과하죠.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호흡기를 거쳐 폐에 침투하거나 혈관을 따라 이동해 체내에 쌓여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PM10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위해성이 높은 PM2.5 농도에 대한 주의보?경보 발령 횟수는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미세먼지 호흡기 질환: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10 μg/m3 증가할 때마다 모든 질병 발생률(4%), 심폐질환 발생률(6%), 폐암의 사망률(8%)이 증가했습니다. PM10 농도가 증가할수록 국내 성인에서 스트레스(16%), 우울감(38%)이 증가했고, 고혈압(15%), 당뇨(23%), 고지혈증(28%), 비만(8%)의 위험이 증가했습니다.
황사에는 삽결살?
삼겹살이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를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시키는데 특효라는 오래된 속설 때문인데 과거 탄광촌에서 노동자들이 열량이 풍부한 지방을 많이 먹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미세먼지 속 지용성 물질이 몸 안으로 더 잘 흡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오는 반면 삼겹살은 위·장관을 포함한 소화기관으로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합니다.
중국 "황사는 몽골에서 시작"
중국을 강타한 대규모 황사가 한반도와 일본을 덮친 가운데 중국이 '중국발 황사'라는 한국과 일본의 표현에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가장 강력한 두 차례의 황사가 수도 베이징에서 600㎞ 이상 떨어진 몽골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황사의 발원지가 중국이 아닌 몽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자국도 피해자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은 황사가 자기 나라로 퍼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도했다며 한일의 중국발 황사 표현에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중국 매체들은 중국 신장과 네이멍구 지역에서 발원한 황사는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황사가 베이징을 덮친 것은 여섯 차례고, 중국 전체로 보면 아홉 번째입니다. 영국 BBC 방송은 최근 '황사-중국에서 한국으로 고통을 주는 모래바람'이라는 기사에서 중국과 몽골 국경에 있는 고비 사막에서 발원해 봄바람을 타고 한반도에 도달하는 황사가 올해는 바다 건너 일본까지 덮쳤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관련기사
프로야구도 취소…역대 17번째
지난 12일 두산-키움의 잠실경기가 미세먼지 악화로 취소됐습니다. 프로야구 경기가 미세먼지 문제로 취소된 것은 2021년 5월 이후 약 23개월 만입니다. 그날 잠실 구장 소재지인 서울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323㎍/㎥로 측정됐습니다. 미세먼지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사례는 2018년 4월 6일 정규시즌 3경기 이후 이날 전까지 총 16경기(정규 시즌 12경기, 시범 경기 4경기)가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2021년 5월 8일 정규시즌 4경기가 동시에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KBO리그 규정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2시간 이상 300㎍/㎥,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 이상을 기록할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니다.
황사에는 백신이 없다
코로나는 백신이 있지만 황사(미세먼지)는 백신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황사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황사는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황사가 지나는 길목에 있는 모든 국가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합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및 매연저감장치 설치, 사업장 대기방지시설 설치 등 여러 방안이 있지만 현재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방풍림 조성입니다. 중국에서는 황사의 발원지인 사막지역에 꾸준히 방풍림을 조성해 왔는데, 연구 결과 2m 높이의 방풍림을 조성할 경우 방풍림 뒤쪽 20m 이내의 황사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전체면적 가운데 15%가 넘는 1억 5000만ha가 사막지역이기 때문에 이 방대한 지역에 방풍림을 조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죠. 따라서 최근에는 한국·중국·일본·몽골 등 관련국들이 공동으로 황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출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 면마스크가 아닌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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