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업계, 라이더 처우 개선 위한 노사 자율협약 맺어
사회적 대화 포럼 1기 배달서비스 협약식…국내 첫 노사 주도 협약
플랫폼 노동자 권익 보호 방안 담아…정부·국회에 정책 제안도
협약 참가하지 않은 쿠팡이츠에도 "참가하라" 러브콜
입력 : 2020-10-06 16:22:28 수정 : 2020-10-06 16:22:28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배달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이 보다 안정적인 업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협약'이 체결됐다. 이번 협약은 노사 간의 자율적 합의로 탄생한 국내 최초의 협약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은 6일 서울 중구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플랫폼 경제 발전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배달서비스 노조 간 사회적 대화와 자율협약을 위해 지난 4월 포럼이 출범한 지 6개월 만의 일이다. 협약 당사자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라이더유니온, 배달의민족, 요기요, 스파이더크래프트 등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에 소속된 전국 약 7만5000명의 배달라이더가 이번 협약의 적용을 받는다. 
 
이번 사회적 협약은 배달라이더의 권익보호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은 6개 장 33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플랫폼 기업과 노동 종사자에 대한 정의 △공정한 계약 체결을 위한 준수 사항 △노동자 안전을 위한 상호 간의 노력 △정보보호와 소통 등이 있다. 이밖에 사회적 협약 실천을 위한 상설협의기구도 마련될 예정이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이 6일 서울 중구에서 플랫폼 경제 발전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 권익 보장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사진/코리아스타트업포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협약에는 플랫폼 배달 노동자가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날짜나 시간을 기업으로부터 지정받지 아니하며, 빠른 배달을 압박하지 않을 것이 명시됐다. 기업이 노동자의 산재 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악천후나 감염병 위기 시 안전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며, 노동자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도록 하는 등 기업의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기업이 업무를 배분할 때 경력·운송수단·지역에 따라 다르게 제시할 경우 그 기준을 노동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배달 업무를 배정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불투명하다는 노조 측의 문제 제기가 반영된 부분이다.
 
이밖에 협의문에는 정부와 국회에 전할 법과 제도 개선 건의사항도 포함됐다. 포럼은 건의문에서 플랫폼 노동을 포괄하는 사회안전망과 고용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고 배달 서비스업에 관한 법률 제정을 요청했다. 포럼은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조대엽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에게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박홍근 의원은 포럼의 정책 건의를 받고 "법과 제도로 안착할 수 있도록 국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이날 자리에서는 이번 협의가 쿠팡이츠나 위메프오 등 포럼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에서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에게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업 측 대표로 참여했던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협약에 참여한 배달의민족·요기요·스파이더크래프트의 라이더만 해도 7만5000명이다"며 "배달라이더 총 규모로 약 20만명 내외로 보면 3개 기업포괄 라이더 숫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플랫폼 산업 발전과 상생을 위해 이번 협약에 포함되지 않은 배달 플랫폼 기업도 협약에 참여할 것을 독려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노조 측 대표로 참여했던 박정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국장은 "쿠팡이츠가 이 시장에서 규모 있는 기업이 됐으니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질 수 있게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며 "쿠팡이츠가 (협약에) 들어오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협의문 내용이 '노력한다', '강구한다' 등 추상적인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노사 양측은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정 실장은 "산재나 우천 시 작업 중지권 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문구 하나하나의 실현방안을 고민하며 작성했다"며 "협약을 구속력 있게 실천하지 않으면 기업은 역풍을 맞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 구현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박 국장도 "기업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협약에 맞게 일부 수정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법과 제도가 없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율협약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이어 "제가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노력한다'가 어떤 의미인지 보여드리겠다"며 협약 실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협약 이후 플랫폼 포럼은 상설협의기구로 전환해 협약 이행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분쟁을 조정하는 등 노사 협의를 이어간다. 상설협의기구는 3개월 내로 설치될 예정이다. 상설협의기구는 향후 배달 플랫폼을 구성하는 또 다른 당사자인 식당 업주와 소비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방법도 고민한다는 방침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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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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