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노인도 편히 사는 유니버설 디자인 사회주택
수유·화곡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주택, 장애인·비장애인 수직마을 거주
입력 : 2020-09-14 14:35:10 수정 : 2020-09-14 17:17:4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장애인과 노인들도 비장애인과 함께 편하게 거주 가능하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만들어진 사회주택이 처음 공개됐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강북구 수유동에 사회주택인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수유'를 완공해 이달 말부터 입주 예정이다. 강서구 화곡동에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화곡도 현재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사회주택이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주택에 적용한 사례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용자의 성별, 인종, 장애, 언어와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시설, 설비, 건축물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 등 유럽에선 상당수준 보편화됐으나 국내에선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만 공공분야에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관계자가 14일 휠체어 사용자에 맞춰 주방 높이를 낮게 설치한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화곡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가 다른 주택과 가장 큰 차이점은 턱의 높낮이(단차)다. 휠체어나 목발을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이 집 안팎을 편하게 이동 가능하도록 출입문, 현관, 신발장, 화장실의 턱 높낮이를 2cm 이하로 설계했다. 
 
화장실과 현관문, 공용복도 등도 휠체어 통행이 자유롭도록 넓게 만들어졌다. 현관에는 신발을 벗을 수 있는 접이식의자, 문은 미닫이문, 욕실에는 안전손잡이, 승강기도 다른 공동주택보다 크게 수유에 15인승, 화곡에 20인승으로 설치됐다. 이는 모든 세대 동일사항으로 협동조합은 이를 ‘유니버설  디자인 베이직’이라고 명명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플러스'는 베이직에서 한 발 나아가 장애인과 노인들을 우선 배려해 설계됐다.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수유에 16가구 중 4가구, 화곡 12가구 중 3가구가 해당한다. 특히, 화곡의 경우 비상벨시스템, 화재 대비 수막커튼, 높낮이조절세면대, 접이식샤워의자, 접이식샤워침대 등을 갖췄다. 주로 누워서 생활하는 사람을 위한 이동용 호이스트나 휠체어 사용자 맞춤형으로 낮게 설계된 주방이 눈에 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관계자가 14일 접이식샤워의자를 설치한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수유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면 설계부터 공사까지 20~30% 이상 비용이 더 발생한다. 주변 시세 대비 20% 가량 싸게 공급해야 하는 사회주택 원칙을 지키면서 비용까지 늘어나 사업자 부담이 상당한 것도 숙제다. 또 유니버설 디자인 베이직은 비장애인이 생활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없지만, 유니버설 디자인 플러스는 장애인이나 노인 특화설계가 이뤄져 비장애인이 이용하려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하나의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자체가 ‘수직마을’ 개념으로 1인가구 청년부터 장애인·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살아가는 모델이다. 입주 후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동규약도 만들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깨고 장애인들도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자립해 나간다.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는 사회주택의 특성을 살려 커뮤니티공간과 근린생활공간도 배치해 입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했다. 수유의 경우 캐나다산 SPF나무를 내외부에 사용하고, 화곡의 경우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고 비대칭구조로 개성을 갖춰 아직 입주 전인데도 인근 주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국내에 주택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구현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부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민간 사업자가 플러스를 고집하긴 어렵지만, 베이직을 더 다듬고 발전시켜 누구나 불편함 없이 사는 주택을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관계자가 14일 단차를 낮게 설계한 유니버설디자인하우스 수유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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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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