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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과 어긋날 서울시 전통시장 방역…"표면소독 보완 필요"
석연치 않아하는 질본…전문가 "상인에게 제대로 알려주기라도 하라"
2020-09-06 14:12:07 2020-09-06 14:12:0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전통시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서울시가 대대적인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질본) 등 중앙정부 방역 당국의 지침과는 엇박자를 내 실효성이 의문인 상황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28억원을 들여 이번달부터 길게는 연말까지 '강화된 전통시장 방역관리'를 진행한다.
 
관리 정책은 점포 100개 이상인 대형 전통시장 128곳 중 건물형 등 100곳을 집중 방역소독하는 조치, 서울 내 전통시장 350곳 전체에 18억원 상당의 방역소독기 및 소독약품과 소독장갑 등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이뤄져있다. 그동안 방역물품 지급을 주로 해오다가 지난달 전통시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거나 확진자가 방문하는 일이 이어지자 대대적인 방역소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방침이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소독약을 천에 묻혀 표면을 닦는 표면소독보다는 약을 뿌리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질본 등 중앙정부 방역 당국은 건강 등의 이유로 여러차례 분무 소독이 아닌 표면소독을 권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분무 소독이 마치 가습기 살균제처럼 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전통시장 부문 담당자는 "약품이 바닥에 바로 가라앉아 보통 분무 소독과 다르다"며 "화장실과 고객센터는 표면소독을 실시하고, 개별 상인에게도 물품을 제공해 스스로 표면소독을 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정부 방역 당국은 서울시 정책을 석연치 않아하는 분위기다. 질본 관계자는 "지침대로 (방역)하는 게 맞는 것이고 서울시 정책은 지침과 안 맞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적절성에 대해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내놨으나, 상인에게 표면소독을 제대로 하게끔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지난달 시장 전수조사 결과 마스크 착용부터 소홀해진 상인이 증가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바닥에 얼굴을 부딪히지 않는 이상 바닥에 약을 뿌리는 건 의미없고 돈낭비"며 "상인이 제대로 열심히 소독을 할지는 의문이지만, 물품을 나눠주더라도 '손이 닿는 곳을 자주 소독하라'고 알려주라"고 조언했다.
 
또 정해관 성균관대 사회의학과 교수 역시 "표면소독이 원칙에 부합하더라도 서울시가 현실적으로 택할 정책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인에게 표면소독 원칙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성북구 장위전통시장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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