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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친화 정책' 앞장서는 전자업계
삼성·LG, 친환경 패키지 사용 늘리고 재활용↑
애플, 기존에 없던 합금 개발해 채용하기도
2020-07-20 06:10:00 2020-07-20 06:1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글로벌 전자업체들 사이에서 환경 친화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밀레니얼 등 전 세계 젊은 세대에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자사 TV 포장재를 재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에코펫하우스챌린지'를 진행했다. 사진/삼성전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LG디스플레이, 환경부와 함께 올해 말까지 '포장재 재사용 가능성 평가' 시범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재사용 포장재의 현장적용 가능성을 평가·분석하고, 최적의 포장재 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목표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연간 약 85톤의 종이와 19톤의 발포 스티로폼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사업 대상 품목은 LG전자의 시스템 에어컨 실외기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포장재다. 시스템 에어컨 실외기의 포장재는 기존 완충재로 사용하던 발포 스티로폼 대신 완충 성능과 내구성을 높인 발포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또 실외기 1대에 사용하던 종이를 기존 2950g에서 300g으로 대폭 줄인다.
 
LG전자는 앞선 지난 2012년 포장재의 무게와 부피, 재사용, 재활용, 친환경 포장 재질 적용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담은 'LG전자 친환경 포장 설계 지침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후 포장용 종이 상자에 재생펄프 사용률을 약 80%까지 높였다. 포장재 전체 기준으로는 재활용 재료를 50% 이상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갤럭시 S3에 '재활용 포장재'를 사용했으며,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S10의 경우 지속가능산림(FSC) 인증 받은 종이를 사용한 '친환경 패키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 S20의 완충재에는 비닐이나 스티로폼 대신 재생 골지 완충재가 사용됐다. 박스에 인쇄되는 레터링도 식물성 잉크를 사용해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했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제공된 포장재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한번 사용된 재료에 디자인·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지난 4월부터 전 세계에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 TV를 대상으로 골판지 포장 박스의 각 면에 도트 디자인을 적용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으로 손쉽게 잘라내 조립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전면 변경했다. 반려동물 집, 리모컨 수납함, 책꽂이 등으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에코 패키지는 'CES 2020'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애플
 
애플도 지난 2017년 모든 제품에 재활용 또는 재생산 가능한 재료만을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이래 환경적, 사회적, 공급 측면에서의 영향을 분석해 45가지 요소와 원료를 평가한 결과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 애플의 지난해 환경 활동 경과보고서를 보면 2018년 제품 패키지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2015년 대비 48% 줄였고, 애플의 제품 포장재는 100% 재활용 자원으로 만들어지거나, 책임있게 관리되는 산림에서 조달했다고 소개한다.
 
또 아이폰의 메인 로직 보드에 사용되는 솔더는 100% 재활용 주석으로 사용됐으며, 맥북 에어와 맥 미니 등에 100% 재활용되는 알루미늄을 채용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합금을 별도로 개발하기도 했다. 애플에 따르면 이 새로운 합금은 재활용해 사용하더라도 불순물이 축적되지 않고 처음과 같은 품질을 유지한다. 아울러 애플은 지난해에만 2만9000톤에 달하는 주석광 보존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자제품이 대표적인 소비재 중 하나인 만큼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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