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일본이 한국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에 나선지 1년을 앞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탈 일본'을 가속화하며 국산화에 상당 부분 성과를 냈다. 그 바탕에는 반도체 산업 전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K칩 시대'를 열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 수행이 뒷받침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품목에 대한 국산화를 성공시켰다.
국내 대표 액체 불화수소 생산 업체인 솔브레인은 액체 불화수소의 생산량을 기존 대비 두배 이상 늘리면서 공급능력을 키웠고, SK머티리얼즈는 이달 들어 경북 영주 공장에 15톤 규모의 불화수소 가스의 양산에 돌입했다.
반도체용 불화아르곤(ArF)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동진쎄미캠도 포토레지스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도 400억원을 투자해 불화아르곤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공장 설립을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갤런 규모의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독자기술을 확보해 국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C는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은 아니지만 일본 의존도 90%가량 되는 블랭크마스크 개발에도 나섰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로 중요한 소재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기술 독립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전방 산업인 반도체 기업들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 했다는 데 입을 모은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재를 양산해 공정에 적용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며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업체들의 긴밀한 협조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소부장 업체들과의 장비·부품 등을 공동개발을 진행하며 생산 효율화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 추진해 왔던 개발, 구매, 제조, 물류, 마케팅, 판매, 서비스, 경영, 환경 등 협력회사의 취약 분야에 대한 맞춤형 혁신 활동 지원도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는 반도체 제조와 품질 노하우 컨설팅 등 전방위적인 경영자문도 병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도체 후방산업의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실적에도 날개가 달릴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매출 1조605억원, 영업이익 1949억원으로 전년 비 각각 38.38%, 11.88% 증가할 전망이다. 동진쎄미캠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 보다 4.54% 오른 9150억원, 영업이익이 30.89% 증가한 1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도 올해 매출 9050억원, 영업이익 2336억으로 17.2%, 8.75% 각각 전년 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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