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에서 킹크랩 시연과 닭갈비 식사가 다시금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이 엇갈린 증언을 하고 특검 측과 김 지사 측에서는 비슷한 주장을 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22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 항소심 18차 공판을 진행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항소심 속행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진행된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산채에서 저녁 식사를 한 것인지, 닭갈비를 포장한 것이 맞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당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양측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약속시간보다 늦은 오후 6시50분에 도착해 함께 식사를 하지 못했고 1시간 동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브리핑을 들은 후 8시7분부터 15분 정도 킹크랩 시연회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그가 오후 7시쯤 산채에 방문했으며 오후 8시까지 포장해온 닭갈비로 식사를 한 후 경공모 브리핑을 1시간 듣고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떠났다고 맞서고 있다. 특검이 주장하는 시연회 시간에는 브리핑을 듣고 있었으므로 시연을 볼 시간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드루킹' 김동원씨의 여동생 김모씨와 경공모 회원 조모시는 2016년 11월9일 김 지사가 산채에서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김 지사가 늦게 와서 저녁이 취소됐다는 얘기를 들었고, 김 지사와 저녁을 같이 먹지도, 먹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없다"고 증언했다. 조씨 역시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그날 저녁을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면서 "김 지사가 온 날 닭갈비를 먹었다고 하는데 닭갈비를 먹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조씨는 이날 1심의 증언을 번복해 재판부가 신빙성 문제를 제기했다. 조씨는 특검 수사와 1심 재판에서 "분명히 그날 김 지사와 저녁 식사를 했다"고 진술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기억이 나는데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위증임을 염두에 두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증인으로 나온 인근 닭갈비 가게 사장 홍모씨는 특검 수사 내용을 뒤집는 진술을 했다. 홍씨는 "저는 당시 포장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며 "영수등에 찍혀 있는 '25번 테이블'은 포장 주문에 사용하는 '가상의 테이블'"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의 수사기록에는 홍씨가 '식당에서 15인분을 식사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이에 배치되는 이야기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특검팀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보다 한쪽 방향으로 몰고 가려고 무리한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항소심 19차 공판은 다음달 20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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