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 부지 족쇄 풀어라"…연일 서울시 때리는 대한항공 노조
"불난집 부채질 그만둬라"…직원 고용불안에 노조 목소리 커져
2020-06-17 14:20:25 2020-06-17 14:20:25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서울시가 낸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왔다. 대한항공은 이 땅을 팔아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했는데 서울시가 끼어들며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대한항공 2만 노동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 갑질 횡포 저지 투쟁' 시위를 진행했다. 같은 시간대에 서울시장 공관 앞에서도 진행된 이번 피켓 시위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대한항공 2만 노동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 갑질 횡포 저지 투쟁'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은 피켓을 들고 서울시청 후문 앞에 서있는 대한항공 노조. 사진/최승원 기자
 
노조가 투쟁에 나선 건 서울시의 가격 책정이 잘못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으로 최소 5000억원을 확보하려는 계획이지만, 서울시가 책정한 보상가격은 4671억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서울시는 2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겠다고 밝히자 대한항공의 자본 확충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이에 노조는 송현동 부지 매각이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경쟁입찰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성수 대한항공 노조 정책국장은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에 관해 계획하는 바가 있다면 공개 입찰에 참여해서 시장이 정하는 가격에 따라 매입해야 할 것"이라며 "일방적인 가격책정을 통한 매입은 박원순 시장의 개인적·정치적 욕심에 따른 '치적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내년까지 2조원의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송현동 부지를 매물로 내놨지만, 예비입찰엔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사전에 6곳에서 입찰 참가 의향을 밝혔지만, 서울시가 최근 공고한 '북촌지구단위 계획 결정 변경안'에서 송현동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내놓으면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예비입찰이 무산되면서 본입찰 과정도 무기한으로 미뤄졌다.
 
노조는 자본 확충 계획에 제동이 걸리며 고용안정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 전 직원의 70%는 휴업에 돌입한 상태며, 최근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최대 1년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 지난 4월부터 무급휴직을 떠난 외국인 조종사도 당초 6월 말엔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무급휴직 기간을 3개월 더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3월 입사 예정이었던 신입사원들의 입사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올해 신규 채용 계획도 없는 상황이다.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노조는 "대한항공 2만 노동자들은 코로나19 위기로 고용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회사는 고강도 자구책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긴급 수혈을 하려 하고 있지만,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는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의 도심공원조성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예비입찰의향서를 아무도 내지 말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대한항공의 상황을 고려해 송현동 부지 매각 대금을 일시지급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상비 규모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전해 송현동 부지 매각 절차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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