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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회복 속도차가 부른 TV시장 변화…한국 울고 중국 웃는다
유럽·미주 비중 높은 국내 업계, 코로나 회복 지지부진에 중국에 뒤져
2020-06-16 16:40:00 2020-06-16 16:4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전히 코로나19로 들끓고 있는 미주·유럽과 그에 반해 빠른 회복세를 나타낸 중국의 희비가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미주 등 외수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가 내수 위주의 중국에 이전보다 큰 수치로 1위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올해 2분기 글로벌 TV 예상 출하량(시장 규모)은 지난 1분기(1670만여대)보다 약 400만대 가량 줄어든 1270만여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2분기 국내 기업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예상 출하량의 33.1% 수준으로 지난 1분기(36.1%)보다 3%포인트 줄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2분기 예상 출하량은 올해 1분기(1510만여대)와 마찬가지로 1510만여대를 유지해 국내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예상 출하량은 39.2%로 국내 기업과 격차가 6% 포인트 넘게 난다. 두 나라 기업이 1~3%포인트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호각지세를 이뤘던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다. 
 
2분기 전체 시장 예상 출하량은 3860만여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4650만여대 수준이었던 1분기보다 약 17%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는 19% 이상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미주·유럽 여파가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미친 탓이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처인 베스트바이의 플로리다 주 하이얼리어 매장. 사진/AP·뉴시스
 
미주·유럽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의 내림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코로나19 발원지였던 중국이 어느 정도 피해에서 벗어난 사이 유럽·미주 주요 국가들은 지난 3월 본격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이때 주요 가전 매장의 셧다운과 함께 주요 생산 기지들이 앞다퉈 문을 닫았다. 삼성과 LG가 올해 1분기 나란히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고도 마냥 웃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이때 매출 악화 요인이 제대로 반영되는 2분기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과 LG는 1분기 발표 이후 앞다퉈 2분기 세트 부문 약세를 기정사실화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경험을 한 단계 개선할 혁신 제품 준비를 지속하고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 방어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대 관건은 매출 비중이 높은 유럽·미주 시장의 빠른 회복에 있다. 지난달부터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처인 베스트바이 등이 영업 속도를 올리고 있으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여명,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200여명과 300여명 늘었다. 미국의 경우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일 대비 무려 1만8000여명이 늘어 40명이 증가한 중국과는 큰 차이를 드러냈다. 국내 업체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럽·미주 시장의 빠른 코로나19 회복이 절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2분기 TV 예상 출하량 하락의 주 요인은 결국 코로나19 영향력에 휘둘렸던 북미·유럽 시장의 약화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들 시장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다. 기존에 예측했던 흐름으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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