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반도체를 둘러싼 국제 패권 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의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중국에 따라잡히는 상황이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관련 지표를 통해 분석한 결과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2019년 기준)을 꾸준히 유지했다고 밝혔다. 2% 미만이던 중국은 5%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은 2010년 14%에서 2018년 24%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19%로 하락했다.
지난 10년간 세계 반도체 시장 평균 점유율은 미국이 49%, 한국은 18%로 조사됐다. 일본은 13%, 유럽은 9%, 대만과 중국은 각각 6%, 4% 미만이었다.
2014-2018 주요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단위:%).자료/전경련
반도체 분야 국제학회가 매해 발표하는 채택논문 건수도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유지한 가운데 동북아 4국이 뒤를 잇는 등 시장점유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중국은 논문 건수가 2011년 4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3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과 중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술격차는 2017년 기준으로 0.6년으로 좁혀졌다. 한미 간 기술격차는 2013년 1.9년에서 2017년 1.8년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부상한 것은 중앙정부 차원의 막대한 지원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이 OECD로부터 제공받은 통계에 의하면 2014~2018년 주요 21개 글로벌 반도체기업 중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았던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기업이다.
SMIC는 6.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화홍(5%), ST(4.3%), 칭화유니그룹(4%), 마이크론(3.8%) 순이다. ST는 스위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 0.6%에 불과하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적극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2015년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OECD의 'M&A를 통해 반도체 해외기업을 인수한 기업 통계'를 보면 2014년까지 누적 인수기업이 4개에 그쳤던 중국은 2015~2018년 29개를 M&A 했다.
2012~2014년 100억달러 안팎이던 세계 반도체 M&A 시장 총 거래액은 중국의 적극적 참여로 2016년 596억달러까지 커졌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170조원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도 지원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TSMC 공장 유치에 이어 의회에서 반도체 연구를 포함해 첨단산업 지출을 1000억달러 이상 확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백악관이 지난 2월 반도체 R&D 지원을 위한 관계부처 합동 워킹그룹도 발족한 바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우리 반도체가 지금의 세계적 입지를 갖추기까지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있다"며 "최근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까지 여러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 입지 수성을 위해 우리도 R&D, 세제 혜택 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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