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원 압박하더니…이제와 건전성 감독하겠단 금융당국
일주일 만에 '금융규제 완화→모니터링 강화' 방침…금융권 "정책 방향 대응하기 어려워"
2020-06-14 12:00:00 2020-06-14 12:00:00
[뉴스토마토 최홍·신병남 기자] 금융당국이 코로나19 관련 금융규제 완화를 외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규제 원상복구를 언급해 시장이 혼선을 빚고 있다. 코로나 지원을 위해 돈을 풀라고 주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건전성 악화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코로나 종식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상충된 방향의 정책이 언급된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긴급금융지원을 위해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완화했던 금융규제를 다시 원상복구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는 올해 9월 혹은 더 늦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터널 끝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금융규제를 완화시킨 부분을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원상 복구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완화) 정상화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경제주체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의 시기나 속도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최근 기업대출 증가, 일괄 만기 연장 등과 관련해 현재의 부실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며 "(금융사들은) 정부가 원상 복구할 때 다시 규제로 조이냐고 비판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위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금융규제 유연화를 다음달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으로 '바젤Ⅲ 최종안' 조기 시행과 은행권 유동성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완화를 내놓았다. 지난 9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불안감이 경제 전반에 전이되지 않도록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코로나 지원에 따른 금융부실을 막기 위해 은행권의 건전성을 더욱 면밀히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실제 윤석헌 금감원장은 인수합병(M&A) 등 금융회사의 외형확대를 자제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금융회사의 몸집 불리기 보다는 건전성을 양호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감원은 하반기부터 은행권의 건전성을 중점으로 검사·감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량 기업 등 선별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 사태로 실물경제 지원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상충되는 정책방향이 나와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 기업대출·소상공인 대출을 추진하는 동시에 건전성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창 코로나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는 정책 발언들이 나오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정부가 부실한 기간산업에 동참하라는 지적까지 했다. 당국의 지시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 지원 때문에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의 경우 배당도 막고 있지 않냐"며 "사실 이런 상황에서 은행권의 이의제기 목소리를 내는 게 힘들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신병남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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