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생존 가능성에 경고음이 울렸다. 회계법인이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계속 살아남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여파와 신차 부재로 실적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데다 최대 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댈 곳은 공적자금뿐이지만 대주주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했던 정부의 입장을 생각하면 지원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금감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1분기 보고서에 감사의견을 '의견 거절'로 내면서 강조사항에는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을 기재했다.
사진/쌍용차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이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1분기 986억원의 영업손실, 19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3분기 연속 적자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898억6400만원 초과하고 있다는 점도 삼정회계법인이 생존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근거 중 하나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돈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을 훨씬 웃돈다는 의미다.
쌍용차는 벼랑 끝에 몰렸지만 돌파구가 마땅치 않다. 쌍용차의 지분 74.65% 보유한 최대 주주 마힌드라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마힌드라는 지난달 2300억원의 신규 자금 투입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일회성 자금만 지원하기로 했다.
신차 부재로 당장 차량 판매를 늘려 실적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올해 1분기 중견 완성차 3사 중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신차를 앞세워 내수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4%, 40%가량 확대했지만 신차가 없던 쌍용차는 36% 감소했다. 4월에도 다른 완성차업체들은 작년보다 판매가 늘어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쌍용차는 줄어드는 모습이 이어졌다.
정부의 지원도 낙관하기는 어렵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도움이나 급격한 판매 확대 등이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의 지원이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지만 최근 수년간 정부의 스탠스를 보면 신규 자금을 투입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기업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의 조건으로 대주주 고통 분담을 강조해왔던 만큼 마힌드라의 추가 조치 없이 대출 등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산은이 이미 1900억원을 쌍용차에 빌려줬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오는 7월 만기 되는 차입금 700억원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해줄 가능성은 존재한다. 산은은 작년에도 9월 갚아야 할 300억원의 차입금 중 200억원의 만기를 연장해 준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고용 문제를 생각하면 정부 차원의 신규자금 지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A 증권사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 우려가 큰 상황이라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업종에 대한 지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기금을 만들 정도로 특수한 상황인 만큼 신규 자금에 대한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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