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코로나19가 경제와 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여만에 최악을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99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기업들은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충격을 받으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조 단위 적자를 내는 곳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이나 경제 위기 뒤에는 경제·산업의 지도가 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마찬가지다. 준비된 기업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아 도약하고 그렇지 않다면 도태돼 사라질 것이다. 우리 기업들이 유례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5일 경계·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는 올해 역대 최악의 사례가 될 만큼 큰 위기를 겪은 뒤 구조적 변화를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독일 금융사 알리안츠는 올해 세계 경제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인 마이너스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주요 20개국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코로나19로 공급망이 붕괴했고 소비 패턴도 근본적으로 달라지면서 대규모 경제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기업들은 코로나19 위기가 촉발할 세계 경제의 지각변동을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미래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삼성전자 2소켓 서버 6TB 메모리 솔루션이 전시된 모습.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5조3600억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했고 연간 투자액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 시안 2기 양산도 계획대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술 경쟁력 강화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확대 등에 따른 수요 폭증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보상 소비 등으로 가전 구매가 늘어날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미래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진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고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 기술 개발 인재 채용에도 나섰다. UAM은 항공·자동차산업과 교통체계에 완전히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모건스탠리는 관련 시장이 2040년 1조5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기아차도 전기차 사업 리더십 확보 등에 2025년까지 30조원 가까이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의왕연구소를 전동화 부품과 모듈 경쟁력 등 미래차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겨냥해 관련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정유사는 친환경 연료를 통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해운사들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수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체계를 갖추는 중이다.
이런 노력과 준비가 결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지원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에서 발현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경쟁우위를 높이는 전략적 대응해야 한다"며 "세제 혜택과 유동성 확대 등으로 산업 생태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의 주요국과의 관계 재정립, 제조공장 유턴 지원 강화를 통한 국내 생산 기반 확충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확대 위험 제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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