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에서 '드루킹' 김동원과의 공모관계를 주장하는 검찰과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보지도 못했다는 김 지사 측이 대립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27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재판부 변경 등으로 인한 특검과 김 지사 측의 전체적인 변론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공방이 벌어졌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PT 김 지사가 드루킹 김씨와 공범 관계라는 점을 특히 부각했다. 전임 재판부가 이 사건 핵심 쟁점이었던 2016년 11월9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잠정 결론 낸 만큼 공범 관계 성립을 증명하려한 것이다.
특검은 "김씨는 김 지사와 이 사건 댓글조작 범행을 공모한 후 범행 현황과 진행 방향을 김 지사에게 주기적으로 보고했다"며 "김 지사는 직접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동향을 체크하고, 관련 기사를 김씨에게 전송해 적극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김씨에게 기사를 전송하면 1분, 늦어도 2분 내에 김씨가 '처리하겠다' 대답했다"면서 "김씨는 김 지사에 전송받은 기사를 즉시 킹크랩 실무진에 전달했고, 실무진은 약 5분 내에 킹크랩을 가동해 댓글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1년5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고를 하고, 5분 내에 킹크랩을 가동하는 삶을 산 것"이라며 "김 지사는 매일 특정시간 이를 확인하고 때로는 집착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은 여전히 "결코 피고인에 대한 (킹크랩)시연이 이뤄졌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김 지사 변호인은 "2016년 온라인 정보 보고 및 11월 9일 로그 기록 등을 봐도 피고인에 대해 시연이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다"며 "특검은 피고인의 동선도 밝히지 못했고 김동원 등은 말을 바꾸며 거짓말을 했다"고 역설했다.
변호인은 "김동원은 스토리텔러이고, 특검의 공소사실은 마치 영화 시나리오의 시놉시스같다"며 "(김동원의 진술을 보면)아주 영화 한 편을 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동원과 피고인이 공동정범으로 공모했다는 핵심 증거는 거의 없다"며 "김동원은 피고인을 끌어들이면 자신이 무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경제적공진화 모임 사무실을 방문한 2016년 11월9일 현장에 있었던 드루킹의 동생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지사 측이 킹크랩 시연을 보지 않았다는 주요 증거로 삼은 '닭갈비 식사'를 제공한 식당의 사장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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