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날개를 폈다. 한때 저가 수주의 후폭풍을 여과없이 맞았지만 완벽히 털어냈다. 회사가 정상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플랜트 전문가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최 대표가 강조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가 회사를 실적 부진의 늪에서 꺼냈다.
최 대표는 지난 2018년 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최 대표 취임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날개를 달았다. 최 대표 취임 전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었다. 2013년과 2015년 중동 화공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각각 약 1조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무리한 저가 수주와 당시 중동 정세의 불안, 저유가 장기화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 등이 겹쳤다.
여파는 최 대표 취임 직전인 2017년까지 이어졌다. 2017년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은 5조53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 떨어졌다. 영업이익의 낙폭은 더 컸다. 2017년 회사의 영업이익은 469억원으로 전년 701억원보다 33% 추락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에서 0.8%로 하락해 0%대까지 낮아졌다. 2016년 94억원이던 당기순손익은 2017년 -521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최 대표 취임 이후 반전했다. 2018년 매출액은 5조4798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61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4배 이상 뛴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3.7%로 2.9%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손익 역시 702억원을 기록해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개선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6조3680억원으로 2018년보다 16% 커졌고, 영업이익은 3855억원을 기록해 87% 확대됐다. 영업이익률도 6%를 기록하며 2.2%포인트 올랐다. 2016년 454%까지 치솟은 부채비율도 지난해 248%로 낮아졌다.
이처럼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이 반등에 성공한 건 최 대표가 취임 초부터 강조해온 선별수주 전략 덕분이다. 대형 사업에 미련 갖지 말고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플랜트에 집중하자는 지침이었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은 주력 시장인 중동 플랜트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보장하는 수주에 나서면서 과거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최 대표는 선별수주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를 차곡차곡 쌓았다. 회사의 수주잔고는 2017년 10조3219억원이었으나 2018년 13조7016억원, 지난해 14조2375억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조원대의 신규수주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월에는 알제리에서 하시메사우드 정유 프로젝트를 따냈다. 스페인 기업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공동수주한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은 1조9000억원 규모다. 최 대표는 같은 달 사우디라아비아에서도 2조1000억원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에도 말레이시아에서 가스 플랜트 기본설계 사업을 확보했다. 올해 목표치의 약 38%를 달성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로 유가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 시장인 중동 화공플랜트는 유가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지난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매출 중 ‘중동 및 기타 지역’이 47%로 가장 높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 침체의 먹거리 충격을 완화해줄 요인이 부족하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공사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플랜트, 멕시코 도스 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등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있는 사업은 연내 EPC 전환 기대감이 아직 있다”라면서도 “저유가와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불확실성 역시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사진/삼성엔지니어링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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