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재용 '재판부 기피 기각' 결정에 재항고…"편향적 재판 명백"(종합)
파기환송심 1월 이후 3개월 동안 지연…재판 장기화할 듯
2020-04-23 17:16:17 2020-04-23 17:16:17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해 기피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기피신청에 대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본안 사건 재판이 연기되는 만큼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특검은 정 부장판사 기피를 맡았던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특검은 "본안사건의 재판장 정 부장판사가 일관성을 잃은 채 예단을 가지고 피고인들에게 편향적으로 재판을 진행했음이 명백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기피신청 기각결정은 결코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기피 재판부가 본안 사건 재판장이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예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 비춰볼 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사후적인 설치·운영이 삼성전자가 피해자인 이 사건에서 양형감경사유로 적용될 수는 없다"면서 "재판장이 준법감시위 설치를 먼저 제안한 것은 환송 전 원심이 선고한 집행유예 판결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속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검은 기피 재판부는 본안 사건 재판장이 예단을 전제로 부당하게 자의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도 지적했다. 특검은 추가로 제시한 가중요소에 관련한 증거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준법감시위 설치·운영과 실효성 여부의 감독·평가에 대해서만 양형심리를 진행한 점, 증거신청 및 이의신청 기각 결정도 양형의 대원칙인 '행위책임의 원칙'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위인자 우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점, 준법감시제도를 양형사유로 삼겠다는 재판장 결정에 비판하는 언론과 시민단체가 모두 '재판장이 집행유예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판단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파기환송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파기환송심은 다시금 멈춰 섰다. 본안 재판은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중단된다. 서울고법의 판단이 기피신청 이후 2개월 만에 나온 점을 감안하면 대법원 판단도 비슷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추측이다. 본안 재판은 지난 1월17일 이후 중단돼 약 5개월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일관성을 잃은 채 편향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를 서울고법에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달 17일 이를 기각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 재판에서 정 부장판사가 삼성에서 설치한 준법감시위를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데 대해 반발했다. 특검은 "재판장은 첫 공판기일에 '미국 연방양형기준을 참고한 준법감시제도' 도입 가능성 등을 언급했으나 '이 사건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1월17일 공판기일에서는 '삼성 준법감시제도 개선방안'을 도입한다면 양형감경사유로 삼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측에서 양형 증거로 제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등의 기록은 채택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특검은 "대법원에서 판시한 '적극적 뇌물성 및 범죄수법의 불량성' 등 양형 가중사유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특검이 추가로 신청한 증거 23개에 대해 기각 결정을 했고 '그 중 핵심적인 증거 8개만이라도 양형증거로 채택해 달라'는 특검의 이의신청마저 20일자로 기각했다"고 강조했다.
 
기피를 맡은 형사3부는 하지만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가 양형에 있어 피고인에게 유리한 예단을 가지고 소송지휘권을 부당하게 자의적 행사하는 등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며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법관이 단정적으로 삼성준법감시제도를 양형사유로 삼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점이 없다"면서 "피고인들과 신청인 양측에 균등하게 양형 관련 진술 및 증명 기회를 부여하는 등 달리 어느 일방에 편파적으로 진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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