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난에 국내 정유사들의 세제 개편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세금 유예가 아닌 감면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편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변경은 쉽지 않아 보인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둘째 주 국내 정유사의 보통휘발유 주간 평균 공급가격 1162.33원 중 70% 이상(851.56원)은 세금이다. 이 중에서도 교통·에너지·환경세(529원)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국세청은 전날 정유업계 지원 방안으로 4월 유류세 납부분을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했다. 휘발유 공급가격의 70% 이상 차지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등의 유류세를 3개월 유예하면 정유업계는 일시적으로 약 1조3745억원의 자금 부담 완화 효과를 보게 된다.
하지만 업계는 세금 유예보단 감면이나 제도 개편 등 더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는 상황이다. 유류세 3개월 유예 수준의 대책으로 현 위기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3개월 유예로도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이는 건 맞다"면서도 "글로벌 코로나19 수요 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고 최근 유가 추이가 불안정한 점을 고려하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추가 세제 지원방안으론 원유 수입 관세 한시적 축소, 석유 수입 부과금 인하 등이 있다.
실제 올 1분기 정유업체당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이자 산업 수출 품목 5위에 해당하는 정유업의 실적난을 외면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세제나 부과금 개편은 중·장기적 검토 사항이라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세금 감면이나 제도 개편은 세수나 국민 경제후생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의 요구를 마냥 들어줬다간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셈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정유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단 세금 감면보다는 유예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원유 수입 관세를 5월까지 납부 유예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비축유 구매 규모를 두 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날 열린 정유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국제 석유 시장의 급격한 변동과 코로나19로 인한 사상 최대 규모의 수요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도 업계와 소통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해서 발굴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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