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코로나에 소외된 대안학교, 우리의 아이로 보듬어야
입력 : 2020-04-17 06:00:00 수정 : 2020-04-17 06:00:00
"아이들을 배우지 않는 아이로 (국가가) 보면서 불이익을 많이 받는다(서울 지역 비인가 대안학교 교장 A씨)."
 
교육 당국은 그동안 원격수업 진행을 위해 조손·한부모·저소득층 가정에게 대당 70만원의 스마트 기기, 교사에게는 EBS 클래스 시스템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공교육에 속하지 않은 비인가 대안학교는 지원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중·고등학생 연령대를 받는 대안학교라면 학부모에게 기기를 부담시키든, 자체 부담하든 온라인 개학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어린 유치원·초등학생 연령대가 주를 이루는 대안학교는 문을 열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다. 교육 당국으로부터 방역 지원이 없어 안전 문제도 있다.
 
물론 공교육도 아닌 비인가 대안학교에 지원하는 것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수는 있겠으나, 학령기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사각지대에 있는 교육 영역을 방치하면 후과가 반드시 따르게 돼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당국이 사립유치원을 방치했다가 회계 투명화 정책을 관철하는데 애먹었다. 코로나19 감염이 장소를 가리지 않는데도, 학교 문은 닫고 학원 문은 못 닫는 게 현실이다.
 
현재도 비인가 대안학교가 600곳으로 추산되고 앞으로도 늘어날 공산이 크니 국가가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그나마 구성원들이 '또 하나의 학교'로 인식하며 모여서 공부한다는 측면에서는 관리가 상대적으로 더 쉽다. 여타 학교 밖 청소년 정책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구심점과 모이는 장소가 없어 통계에 잡히지도 않고 관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대안학교의 소외가 더 드러난만큼, 차후라도 학습권 보장과 관리를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국회에는 비인가 대안학교들을 등록제로 끌어들이는 법률안이 계류 중인데, 단순히 빠른 통과만 중요한 게 아니다. 조례를 통해 대안학교를 지원하는 서울시는 최근 교육부에 조례와 법률안의 충돌을 조정하자는 취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미 서울시로부터 인정받은 곳들이 교육 당국의 인정을 새로 득해야 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일어날 수 있다. 지혜로운 조정을 통해 대안학교를 인정하고 지원해줄 최소한의 기준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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