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 날…좌충우돌 속 '랜선 학교'
텍스트 개학은 아쉬움 남겨…수업 준비 시간 늘고, 시스템 에러
입력 : 2020-04-09 17:49:23 수정 : 2020-04-09 18:25:1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처음에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구요.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선생님이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아요(숭문중학교 3학년 A군)."
 
온라인 개학을 맞이한 9일 오전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교사들은 첫날 수업에 임하면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우선 출석부터가 학생과 교사들에게는 난관으로 다가왔다. 영상이 끊기거나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의 사고가 잇따랏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서울여고 심리학 담당 이경주 교사의 심리학 수업에서는 미리 준비한 영상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교사는 채팅창을 보고 나서 "아 소리가 안 들려요? 여러분?"이라고 되묻고 음향을 정상화시키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영상 재생까지 되지 않자 포기하고 간단한 질문으로 갈음했다.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오리엔테이션이나 나머지 수업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고, 심리테스트와 계속된 질문으로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서울여고 B양은 “이런 형식의 수업이 처음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했는데 재밌었다”고 캠을 통해 소감을 말했다. 
 
인근 숭문중학교에서는 두 가지 스마트 기기를 결합한 영어 수업이 있었다. 30년 경력의 윤석준 교사는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으로 텍스트와 음성으로 영어 질문을 내보내고 답변을 들으면서, 스마트폰에 설치한 '드로이드캠'으로는 종이 교재에 적은 답안을 보여줬다. 채팅창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음성으로 하는 학생과의 질의응답은 그나마 무난하게 진행됐다. 윤 교사는 "저처럼 IT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많은 교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이번 원격수업은 자기 자신을 바꿔볼 기회"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정성이 들어간 쌍방향 수업은 시행착오에도 호응을 얻는 편이었지만, 더 간소화된 온라인 개학은 아쉬움을 남겼다. 휘경여자고등학교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출석 체크하고 교장 인사말을 공지로 올렸으며, 오리엔테이션은 밴드 공지와 단체 카카오톡으로 진행됐다. 학부모 C씨는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인사하면 좋았을텐데"며 "딸이 '이렇게 할 것이라면 학교를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시스템 에러, 준비 소요 시간 연장 등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궁승호 숭문중 수학교사는 "평소 오프라인에서는 수업 준비하는데 2시간 걸리는데, 사전 영상을 제작할 때는 5시간 걸렸다"고 말했다.
 
또 이날 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학습관리시스템(LMS)인 EBS 온라인 클래스에 몰리면서 오전 9시부터 10시15분까지 75분간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수업시간 전에 미리 접속하는 방안을 안내했지만 소용 없었다.
 
다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주로 수업의 질을 걱정하면서도, 교육현장에서의 새로운 실험에 교사들이 많은 준비를 한 점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9일 오전 서울여자고등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온라인으로 조회를 열고 출석 체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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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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