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가전업계에 '새학기 특수'가 사라졌다. 통상 2월~3월은 노트북과 태블릿 등 새학기 물품의 성수기로 꼽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의해 개학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월로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대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어난 만큼 오프라인 판매점의 실적 손실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전자제품 유통업계에 따르면 노트북, PC, 태블릿, 키보드, 마우스 등 PC관련 품목의 2월부터 3월1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7%가량 역성장했다. 해당 품목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에 판매량이 늘어나는 특수 제품들이지만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의 신규 구매와 학습 공간의 오래된 제품 교체 수요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에 의한 수요 감소 뿐만 아니라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연간으로도 노트북PC 출하량이 9%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대외 활동이 둔화하고 노동집약적 생산라인 가동이 지연되면서 올해 전 세계의 노트북 PC 및 스마트폰의 출하량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학기가 재개되는 4월로 '새학기 특수'가 넘어갈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소비 행태의 변화가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8주차(2월17일 주)를 기점으로 가전 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매출액 기준)이 65%까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온라인 구매 비중이 4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포인트 가량 치솟은 셈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디지털프라자, LG베스트샵 등 자체 전자 유통점을 비롯해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 양판점의 매장 방문자수는 20~30%가량 줄었다는 전언이다. 당초 TV, 냉장고를 비롯해 노트북 등의 고가의 전자제품은 매장에서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롯데하이마트 한 관계자는 "연초에 혼수 용품으로 냉장고에서 TV, 세탁기까지 모두 풀세트로 주문했던 고객이 결혼 날짜가 미뤄졌다면서 구매를 미룬다고 연락온 경우도 있었다"며 "새학기를 맞아 아카데미 제품들 위주로 판매량이 늘어야 하는데 매출이 오히려 빠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2020년형 'LG 그램 17' 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증권가에서는 가전 유통업체들의 1분기 매출이 작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85%(2019년 기준)내외를 차지하는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경우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0.6%, 영업이익은 48.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 신학기 시즌에 개학 연기 및 물량 공급 차질로 PC나 모바일 등 정보통신 카테고리의 매출 타격이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월 중순 이후 매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전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의 온라인 판매 비중 추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연초부터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자랜드는 4월 이후의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온라인 매출 성장 추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도 긍정 요인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젼자랜드 관계자는 "가전 제품의 경우 직접 발품을 팔아 사야된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남아있는 만큼 온라인 성장 급증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4월 이후의 대기 수요를 보면서 온라인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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