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와해를 주도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임원들이 "일부 책임은 인정한다"면서도 무죄 또는 감형을 요청했다.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실형 선고는 사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과중하며 삼성전자서비스 직원들의 직접고용도 양형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삼성 측은 9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임원 등 31명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과 관련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일부 부당노동 행위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잘잘못을 떠나 국내 최대 기업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사실 자체에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노조 와해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도 1심이 판단한 형량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은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 등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속은 면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상대적으로 죄질이 경미한 노조탈퇴 종용과 단체교섭 지연 등이 부당노동행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용역업체를 동원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어용노조를 설립 사실이 없다"면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 규정은 입법례를 찾기 어렵고 한국 노사문화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법정형 실형 선고는 과중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전자서비스가 8700명 이르는 수리 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면서 분쟁 단초였던 노사 간 갈등이 해소된 점이 양형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중대한 잘못"이라고도 덧붙였다.
삼성 측 변호인은 이들이 노사와 인사담당 임원이긴 했지만 모든 개별행위를 보고받고 직접적인 지시를 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노조에 대한 적대적인 문건들이 전부 보고됐다는 순차적인 공모관계 인정은 잘못됐다"면서 "강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노사담당 임원이긴 했지만 모든 조직적 지시를 했다는 점은 잘못됐으며 이 사장 또한 방대한 조직을 경영하는 실장의 지위에서 현장의 범죄행위를 모두 인식하기란 어렵다"고 항변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최모 전무의 변호인 또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의 직접고용을 근거로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고용을 하면서 유사한 범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고 과거와는 달리 자유로운 노조활동이 보장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들은 1심이 삼성전자서비스 지역 센터 사장은 경영상의 자유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서비스를 사용자라고 판단한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사건에서 압수수색된 전자정보는 삼성전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위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해 준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므로 위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삼성 임원들에 대한 형량이 약하고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된 부분에 있어서 법리오해와 사실오인이 있다며 항소했다. 검찰 측은 "1심이 일부 파견법위반 노조법 위반에 대해서 면소를 선고한 점, 최고재무책임자(CFO) 였던 이 사장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다고 삼성전자에 무죄를 선고한 점 등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죄질과 피해 정도와 태도 등을 비춰봤을 때 1심 형량이 약하다고 판단돼 양형부당을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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